2022년 기준 한국 연구실 설치 현황을 보면, '의학/생물' 분야의 연구실이 상위권에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게다가 '의학/생물'분야 연구실에서 생각보다 많은 사고가 발생한다고 합니다.
국가연구안전관리본부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생물/보건' 분야가 '기계/물리', '화학/화공' 분야를 제치고 1위인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저는 연구실 사고를 생각하면 영화에서 등장하는 장면처럼 연구원들이 실험실에서 실험을 하다가 예측하지 못한 화학반응이 일어나서 폭발사고가 나는 장면이 생각이 납니다.
그렇다면 '생물/보건' 분야에서는 발생하는 사고는 어떤 것일까요?
그래서 LMO 연구시설에서 발생했던 한 사고 사례를 알아보고자 합니다.
(출처. 질병관리본부 '주간 건강과 질병 제13권 제27호' _ 2020.07.02)
○ 사건 개요
- 일시: 2019년 9월
- 장소: 경상남도 소재 A 기업 LMO 연구시설
- 내용: LM백시니아 바이러스* 안면 감염
※ 백시니아 바이러스(Vaccinia virus)란?
- Poxviridae Orthopoxvirus 속의 한 종류이며 이 속에는 베리올라 바이러스(Variola virus, 두창 유발), 원숭이두창 바이러스(Monkeypox virus) 등이 포함되어 있어 환자에 직접 노출 시 2차 감염이 가능하고 병증이 심한 경우 중증 또는 사망 위험이 있습니다.
사건 개요만 들어봐도 벌써 무시무시합니다.
○ 사건 세부내용
LM백시니아 바이러스를 이용해서 백신 개발 연구를 진행 중이던 한 연구원. 사건 당일, 그동안 제작했던 바이러스 용액에서 불순물을 제거하기 위해 주사기를 사용한 정제 작업을 하던 중이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사고가 발생합니다.
SOP에는 0.4 마이크로미터의 필터를 사용하게 되어 있었는데 연구원이 준비한 건 0.22마이크로미터 필터였던 것이죠. 연구원은 사이즈가 맞지 않는 필터를 사용해서 '정제 작업'을 그대로 진행했습니다.
사이즈가 맞지 않았던 탓에 주사기에 압력이 가해지자 '필터가 분리되며 연구원 얼굴에 바이러스 용액이 튀어버리는 사고'가 발생하게 됩니다.
연구원은 즉시 소독과 세안을 진행했지만, 결국 바이러스에 감염되고 맙니다.
이번 사고는 적절한 실험 SOP 미이행에 따른 것이라 볼 수 있겠습니다.
필터 pore size를 연구원이 임의로 변경하여 연구를 진행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 되었죠. 그리고 여기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게 한 가지 더 있습니다
바로! 연구 전 '개인 보호구(보안경, 마스크 등) 착용'을 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이런 안전사고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실험 SOP를 준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만큼 보호장치를 착용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는 것이죠.
LMO 유출 사고는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사고입니다. 연구 과정에서 실수로 주사기로 신체 부위 일부를 찌를 수도 있고, 에어로졸 발생, LM 종자 운반 실수 등 예기치 못한 상황은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것입니다.
연구 분야를 떠나서 실험실에 종사하는 연구원분들이 연구 안전교육을 정기적으로 이수하고, 또 번거롭더라도 연구장비를 잘 착용하여 안전사고가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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