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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야기42

에세이 / 아빌리파이정을 대신할 수 있을까? 아빌리파이정, 생소해 보이는 이 단어는 제 친구가 복용하고 있는 신경계 약물입니다. 주로 조현병, 급성 조증, 우울장애 등의 치료에 사용되죠. 이쪽 분야에선 이만한 게 없다며 가볍게 웃는 친구에 저도 같이 웃어 보이지만 마음은 웃지 못합니다. "제가 친구에게 너무 무심했던 걸까요." 이런 아픔은 비단 제 친구만 겪고 있는 게 아니었습니다. 주변에 많은 이들이 심리적·정신적 아픔을 겪고 있다고 합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0년 기분장애 질환을 겪는 환자가 100만 명을 넘겼으며 그중 20대가 17만 명으로 가장 많다고 합니다. 아마 제 친구도 여기에 포함되어 있겠지요. 보잘것없는 저이지만, 친구를 위해 이들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합니다. 하지만 어떠한 말로 다가가야 .. 2022. 8. 15.
에세이 - 나혼자 살다 햄스터는 품종에 따라 다르지만 대부분 단독 생활을 즐기는 독립형 생물이다. 반면에 단독 생활보다는 단체 생활을 선호하는 무리형 생물 또한 존재한다. 이처럼 혼자 살아가거나 단체로 살아가는 것은 어떤 생물이냐에 따라 결정된다. 하지만 인간은 조금 특별하다. 인간을 명확하게 어느 한쪽이라고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 단순하게 이분법적으로 저 사람은 독립형, 이 사람은 무리형이라고 구분하기에도 한계가 있다. 그래도 꼭 구분 지어야 한다면 인간은 그저 개인의 취향에 달려 있다고 본다. 한때 혼자라는 단어가 급격하게 부상된 적이 있었다. 혼술, 혼밥, 혼영 등 과거에는 여러 사람이 함께해야만 할 것 같은 활동을 혼자서 하는 것이다. 그럼 이들은 독립형 인간일까? 인간의 한 단면만 보고서 그 사람의 성향을 판단.. 2020. 8. 6.
에세이 - 친구에게 보내는 편지 꼭 서로 편하고 잘 맞아야 친구가 아니다. 그냥 ‘싫다.’, ‘귀찮다.’, ‘짜증 난다.’ 하면서도 같이 밥이나 먹고, 용건이 없어도 수다나 떨며 놀 수 있는 것. 그게 친구가 아닐까. 사실 너와의 관계를 진지하게 고민해 본 적이 없는데 생각해 보니 우리 꽤 친했던 모양이다. 같은 동네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나오고 고등학교는 서로 다른 곳을 가게 되었다. 9년을 같이 놀다가 이젠 한 달에 한 번 보기도 힘든 사이가 됐다. 물론 며칠 좀 못 봤다고 해서 너와 어색하다느니 불편하다는 건 아니다. 다만 심심할 때 이젠 내 곁에 네가 없음에 조금 멀어진 느낌이랄까. 메신저 속엔 영혼이 보이지 않는다. “이대로 대학마저 다른 곳으로 가게 된다면 우리 사이는 더 멀어져 버릴지도.” 우리, 거리는 멀리 떨어지게 되더라.. 2020. 8. 5.
에세이 - 아름다움 TV를 보다 문득 생각이 들었다. “나도 쟤처럼 생겼으면 얼마나 좋을까.” 이십여 년을 넘게 봐왔지만 좀처럼 마음에 들지 않는다. 눈이며 코며 각진 턱에 피부까지 모조리 불만이다. 하나라도 완벽한 곳이 없다. 아무리 내 얼굴이라지만 정말 이럴 수 있냐는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하지만 화내봤자 달라질 것 하나 없다는 사실을 너무도 잘 알고 있기에 한숨만 쉴 뿐이다. 성형수술을 고민해 본 적도 있지만, 부작용부터 시작해서 마취 주사나 칼 대는 것이 두려워 시도할 엄두도 내지 못한다. 물론 비용도 비용이고 말이다. 그래도 가끔은 얼굴에 정이 좀 들었는지 혼자 화장대 거울을 볼 때면 예쁘진 않지만 나름의 매력도 있고 봐줄 만 하다고 착각에 빠지곤 한다. “그마저도 밖에 나가서 거울을 보면 착각이 바로 깨져버리지.. 2020. 8. 4.
사설시조 - 님이 오마 하거늘 사설시조(작자미상) - 님이 오마 하거늘 현대어 해석 님이 오겠다고 하여, 저녁밥을 일찍 지어 먹고, 중문을 나가서 대문으로 나가 문지방 위에 올라가 앉아, 손을 이마에 대고 오는가 가는가 건넛산을 바라보니 검고 희끗한 것이 서 있거늘 저기 님이로다. 버선을 벗어 품에 품고 신을 벗어 손에 쥐고 곰비임비 임비곰비 천방지방 지방천방 진 데 마른 데 가리지 말고 워렁충창(급히 달린다) 건너가서 정다운 말 하려고 곁눈을 힐끗 보니 작년 칠월 사흗날 갉아 벗긴 주추리 삼대(씨껍질을 벗겨 세워 둔 삼의 줄기) 얄밉게도 날 속였다. 마침 밤이기에 망정이지 행여 낮이었으면 남들이 웃을 뻔하였다. 임을 기다리는 애타는 마음을 사설시조 특유의 해학성과 낙천성으로 표현했습니다. 조금 과장되고 수다스럽다 느낄 수도 있고 솔.. 2020. 3. 24.
자작시 - 성장통 성장통 밤이 길어질수록술이 더 맛있어 진다. 옛날부터 그랬으니까, 로 이유를 대신하겠다. 시시콜콜 내 진심을 입에 담아봤자옅어지고, 퇴색되고, 바래질 뿐이다. 마음의 공복에 술한잔 곁들인다. P.S) 누구에게나 시련이나 고난이 있을 것입니다.거창하게 시련, 고난 까지는 아니다 할지라도 고민이나 걱정거리 하나쯤은 가지고 있겠죠. 성장통은 유년기 급격하게 성장하는 아이들이 겪는 고통이라고 하는데성인이 다 되어버린 사람에게도 이다금씩 통증이 찾아옵니다. 나라는 껍질 속 그 안의 나는 다른 걸 원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여기서 벗어나고 싶다고 막 고사를 지내도눈은 감았다 떴다를 반복할 뿐입니다. 그렇다고 무시하기에는 너무 숨이 막히죠. 눈동자에 비친 나와 심장의 고동 소리가 다르기에 우리는 성장할 수밖에 없는.. 2020. 2.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