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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인간

2017. 10. 31 술

by blank_in2 2017. 10. 31.

술은 바다보다 많은 사람을 죽였다고 했던가. 어릴 적 공감하지 못했던 술에 관련된 말들이 점점 현실화되어가는 걸 느낀다.


 우리 집 가족 중에서 술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아버지나 어머니는 술을 일절 안 하신다. 지금은 학교에 다닌다고 타지에 자취하는 중이라, 부모님과 함께 살지 않지만, 대학생이 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부모님이 술 먹고 집에 들어오시거나, 집에서 술을 마시는 모습을 본 적이 한 번도 없다. 그렇기에 술은 나랑 거리가 멀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수학여행을 가서 친구들이 권했던 맥주와 소주가 처음이었다. 그것도 많이 마신 건 아니고, 8명 정도 둘러앉아서 소주 1병에 맥주 1.5ℓ 한 병이 전부. 건장한 고등학생 8명이 그걸 나눠마시니 당연히 취한다는 건 있을 수도 없었고 다들 우린 술이 쌔다면서 으쓱했던 기억이 있다.


 아무튼, 각설하고 내가 왜 술을 주제로 일기를 쓰는가 하면…. 정말 유감스럽고 또 후회도 되고, 이런 나 자신에게 짜증 날 정도로 지금의 상태가 안 좋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당연히 술 때문. 금요일 새벽 친구가 가볍게 치킨에 맥주 한 잔만 하자는 권유에 나갔다가 필름이 끊겼다. 음주의 원인은 치킨이요 또 과음의 원인은 그날 술이 너무 달았다는 것이다. 고된 알바를 마치고, 쌀쌀해진 밤바람을 피해 들어간 술집은 너무 포근했으며 치킨은 아주 맛있었고, 소맥을 정말 달달했다.


(그날 소맥의 비율은 정확히 소주잔으로 1:1을 맞췄다. 그런데도 달더라)


그렇게 마셔 되니 살아남을 수가 있나. 친구랑 나랑 둘이서 소맥을 계속해서 비우다 보니 소주병만 세어도 3병이더라. 그다음 날 아침은 정말 어지러워 죽는 줄 알았다. 정말로 점심때는 기어 다니다가 저녁때쯤 돼서야 일어섰다.


그렇게 금요일 마신 술 때문에 토요일은 휴식으로 하루가 다 가버리고, 일요일은 아침부터 알바 교육 때문에 새벽 6시에 일어나서 메가박스로 향하고, 후 친구랑 영화 보고 조금 쉬었다가 다시 저녁에 알바. 그런데 10월까지 일하고 퇴사하기로 한 동료가 있어 그만 토요일의 그 후유증을 잊어버리고, 또 마셨다.


(그래도 이번엔 술을 많이 마시진 않았다)


문제는 월요일 아침 7시까지 놀았다는 것이다. 하아 정말 한숨이 절로 나온다. 내가 왜 그 자리를 피하지 않았을까. 그냥 오늘 일하고 너무 피곤해서 나는 집에 갈게. 이 한마디만 했으면 좋았을걸. 그렇게 월요일을 또 날려버리고 저녁에는 알바. 이렇게 금토일월 4일을 주구장장 놀아대니 몸은 피곤하고, 그런데 알바는 가야 하니 죽을 맛이다. 화요일인 오늘도 지금 거의 제정신은 아니다. 생활 리듬이 깨져버리니 크게 움직이거나 일한 것도 아니건만 피곤한 것은 견딜 수 없다.


술에 관해서 할 말은 더 많은데, 힘드니까 여기까지만 일단 하고 그만 쉬어야겠다. 티스토리 블로그 방문자 천 명 돌파를 위해 생각해놓은 포스팅이나 쓸 글들은 넘쳐난 데, 그게다 머릿속에 있는 게 문제다. 조금만 힘내자!!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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