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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인간

2017. 11. 01 가난하다

by blank_in2 2017. 11. 2.

 지금 나는 몹시 가난하다. 사실 가난한 건 지금뿐만 아니라 10월 한 달 통틀어 가난했던 것 같다. 분명 수입은 있는데, 지출이 많은 건 왜일까. 여자친구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물건을 막 구매하거나, 비싼 걸 사거나 하는 것도 아닌데 통장에는 돈이 없어 가난에 허덕이는 중이다.


 월요일에 치킨을 시켰다. 아마 19,000원이었던가 아님 2만 원 이였다. 아니?! 치킨을 시키다니 잘 먹고 부유한 것 아니냐고? 틀렸다. 변명을 조금 하면 월요일부터 수요일 밤까지 3일을 치킨 하나로 버텼다. 아점과 저녁 2번 식사를 하고, 남은 치킨을 보관한다. 그리고 밤늦게 배가 고프면 물을 마셨고, 또 화요일도 마찬가지, 수요일도 똑같이 치킨을 먹었다.


 그렇게 2만 원으로 3일을 버텼다. 큰맘 먹고 지른 치킨이 수요일이 되니까 물리더라. 식은 것도 있고 질린 것도 있겠지. 참 지지리 궁상이다. 그냥 컵라면에 삼각김밥을 먹을걸 그랬나 싶기도 하다. 하지만 김치가 다 떨어졌고, 3일 내내 라면으로 버티기에는 입이 짧은 나는 쉽게 질릴 게 뻔했다.


(물론 요새 컵라면도 종류가 많아졌다지만, 퉁퉁한 컵라면 대부분이 1,300원이고 그나마 진라면이 950원, 육개장이나 김치가 850원이다. 삼각김밥이 1,000원인 것을 생각하면 매번 먹던 것 말고는 살 수가 없다)


 아무튼 제일 큰 걱정은 아직 2일밖에 안 됐는데, 월급날인 10일까지는 어떻게 버틸 것이냐이다. 게다가 이번 주 일요일에는 오랜만에 중학교 동창 친구들을 만나기로 했는데 그 비용은 어디서 나오냐는 것. 하아 정말이지 답이 없다는 게 이럴 때 쓰는 말인가 싶다. 


 정말이지 용돈 기입장을 쓰든가 해야지 아마 내 생각으로는 먹을 것에서 비용이 너무 많이 나가지 않나 생각하지만, 정확히 내 지출을 계산해 봐야 이렇게 궁상떠는 일 없이 밥이라도 잘 먹고 다닐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은 우유, 김치, 생수, 냄비(1년 넘게 사용하던 양은냄비가 바닥에 코팅이 벗겨져서인지 물이 샌다. 참 어이없다), 스킨로션, 종량제 봉투 등 가난한 와중에도 필요한 건 많구나.


 그리고 요즘 또 왜 이리 추운지. 집에 가서 이불이랑 긴 팔도 챙겨와야 하고 머리가 길러서 미용실도 다녀와야 하는 데 문제는 돈이 없다. 원래 25살의 남자가 이렇게 가난한 것일까.


 일단은 지금 하는 아르바이트 외에도 단기 알바를 알아봐야겠다. 당장 먹을 것도 필요하고 친구들 만나려면 그래도 한 푼이라도 있어야 하니까.


 정말 의도치 않게 10월에 지출이 많았다. 정말 후회한다. 11월에는 돈 한 푼이라도 정말 아끼고 또 생각하고 고민한 다음 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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