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 구조주의로 본 김승옥의 <무진기행> (1)

 Ⅰ. 서론

 

 ⅰ. 구조주의란

 문학에 있어서 구조주의는 언어학적 구조주의의 개념들을 토대로 해서 문학 텍스트를 체계적인 분석에 의해 여러 요소로 분할하고 그것의 관계를 확립·재배열함으로써 문학 작품의 형태와 의미를 파악하고 해석하는 것을 말한다.

 또한 구조주의는 겉으로 드러나는 문화적인 현상을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 숨겨진 구조를 찾는 것을 목표로 한다. 여기서 구조란, 보이는 현상을 가능하게 하는 원리나 규칙을 말하므로 구조주의자는 문화에 대한 가치를 평가하는 것보다 문화를 분석하는 것에 집중하는 것으로 볼 수 있겠다.

 문화 텍스트를 내적 구성 요소와 상호 관계의 분석을 통해 어떤 의미 작용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밝히고 나아가 그것의 구조가 무엇인지를 밝히는 것이 구조주의의 임무다. 그러므로 대중문화에 관한 구조주의적 관점 역시 텍스트에서 의미가 생성되는 방식에 집중하고 텍스트의 구조가 일정한 의미를 산출하는 방식을 검토하는 데 있다.

 이러한 문학적 구조주의는 언어학에서 사용하고 있는 랑그/파롤, 계열체/통합체, 형식/실체 공시태/통시태 등의 개념을 도입하고 변형과 치환, 은유와 환유의 가능성을 실험하여 '서사'의 문법을 만들고자 시도하였다. 또한 러시아 형식주의의 이론의 도움을 받아 문학과학을 만들고자 하였다. 이는 구조 시학으로 발전하여 문학작품의 문학성을 결정하는 원리를 설명하는데 큰 영향을 주었다고 한다.

 

 ⅱ. 구조주의 비평

 전통적인 문학 비평이 역사주의나 인상주의에 의존하여 문학 작품을 문학 바깥에서 해석하고자 한다면 구조주의 문학비평은 문학 작품을 그 내적 구성요소들과 그 상호관계의 분석을 통해서 어떤 구성원리나 규칙의 지배를 받고 어떤 체계에 의해 의미작용이 일어나고 있으며, 그것이 어떤 구조와 동질성을 띠고 있는지 밝히는 것을 의미한다.

 즉, 구조주의 비평은 문학의 이해가 작품의 구조에서 이루어지며 문학을 움직여가는 힘은 작가나 작품이 지닌 개별적 요소가 아니라 그 근저에 있는 모종의 거대하고 체계적인 조재, 즉 ‘구조’라는 관점에서 보는 비평을 말한다.

 ⅲ. 은유와 환유

 구조주의 비평은 구조주의 언어학의 이론을 문학에 적용시킨 것이며, 소쉬르의 기호 이론에 그 토대를 두고 있다. 소쉬르의 기호학에서 중요한 두 가지 개념으로 통합적 관계와 계열적 관계를 들 수 있는데, 통합적 관계는 어떠한 문장에서 문장성분들 간의 통사적인 관계를, 계열적 관계는 한 문장 내에서, 동일한 문장성분 및 의미범주를 지니면서 다른 것으로 대치되어도 문장이 성립될 수 있는 관계를 의미한다. 

 예를 들어, ‘나무는 푸르다.’라는 문장에서, 통합적 관계는 문장성분 간의 통사적인 관계를 나타내며, ‘나무’ 대신, 장미, 수풀과 같은 단어로 대치 될 수 있는 관계를 계열적 관계라고 한다.

 한편, 로만 야콥슨은 이러한 두 가지 관계를 은유와 환유의 개념으로 대치 시켰는데, 두 비유법은 인접성과 유사성을 기준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은유는 ‘백성은 하늘이다’와 같이 유사성을 바탕으로 본뜻은 숨기고 비유하는 형상만 드러내어, 표현하려는 대상을 설명하거나 그 특질을 묘사하는 표현 방법이며, 환유는 ‘요람에서 무덤까지’와 같이 인접성을 바탕으로 표현하려는 대상과 관련되는 다른 사물이나 속성을 대신 들어 그 대상을 나타내는 표현 방법이다. 

 야콥슨은 한 기표가 다른 기표와 연결되고 결합되는 환유의 개념을 통사적 관계로, 같은 계열을 지닌 유사성을 가진 단어들 사이에서 선택하는 문제를 은유의 개념으로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