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살아야지. 남들 못지않게 연애도 하고 맛있는 것도 보고 멋진 풍경도 봐야지”
“한 번뿐인 인생 남부럽지 않을 경험, 삶을 한번 살아봐야지.”
이렇게 태어나고 이렇게 살아온 걸 부정하지 말자. 누구도 아닌 내가 정하고 내가 한 일들이 아닌가. 내가 나를 부정하고 믿지 못해 짜증만 낸다면 앞으로의 하루하루가 더 재미없고 내일이 더 힘들 텐데.
“그런 재미없는 삶을 살아간다는 건 얼마나 서글프냐 말이다.”
그래서 리셋하기로 한다.
잠들기 전 담배를 한대 물고 머릿속을 정리한다. 정확히는 잡념을 비운다.
내가 누군지 내가 지금 뭘 하는지 또 내일은 뭘 해야 하는지. 티비와 핸드폰 속 타인의 삶을 부러워하며 나 자신을 깎아내는 모든 생각을 비운다.
서늘한 바람을 맞으며 더 내 삶에 대해 고민하지도 않고 그냥 담배를 태운다. 타들어 가는 담배를 맛본다.
“아, 쓰다,”
하얗게 타올라 가는 담배 연기가 옅어지면서 하늘에 스며든다.
“밤에는 이제 좀 춥네.”
이런 시답잖은 소리나 내뱉으며 밖을 바라본다. 저 나무는 언제부터 있었을까, 저 건물이 밝히는 네온사인이 이쁘다.
길쭉했던 담배가 몽땅해져 갈 때쯤엔 다 잊어버린다.
“이젠 자야겠다.”
숙면을 것도 잠시 새벽이 드리우면 쏟아 드는 햇빛에 어쩔 수 없이 잠에서 깨어난다. 다시금 잠들기 위해 수면안대를 끼고 누워보지만 한번 깬 잠을 다 시들기란 여간 쉽지가 않다. 그럼 어쩔 수 없이 담배나 한 대 피우자며 이불을 갠다.
아직 날이 어둑하지만, 창문을 열고 밖을 바라보면 어찌나 다들 바쁜지 꼭두 새벽부터 쉼 없이 움직이는 사람들과 달리는 차들이 보인다.
“아 또 하루가 시작이구나.”
인간으로서의 삶을 지키기 위해 공부를 하고 돈을 번다. 나도 마찬가지다. 남들과 다르게 행동하면 그들의 시선은 무자비하니까.
“너는 왜 그렇니” 라고 말하는 것 같다.
그들은 특별난 행동을 용납할 수 없다는 듯이 따가운 눈빛을 보내고 삶의 교본을 가르친다. 이렇게 살아야 합니다 라고 외치는 그들의 신경에 거슬리지 않게 나는 또 다르지 않은 척을 하며 행동한다.
“하 이게 무슨 개똥 같은 철학이야”
그냥 방안에서 창문을 열고 담배 한 대 피우는 그 시간이 그렇게 좋고 또 그렇게 싫다. 아침부터 탁한 담배 냄새를 맡고 있자니 머리는 어지럽고 몸은 썩어버릴 거 같으면서 또다시 담배를 찾는다.
“나약한 존재 같으니, 끊임없이 무슨 핑계를 만들어 내는지 그 담배 피울 핑계 덕에 담배를 끊는 날이 없네.”
그저 잠시 참을 뿐.
나란 존재에 대해서 의문을 가진다. 꼬리를 물고 시작한 나의 머릿속은 돈, 사람, 연애, 일, 영어, 가족, 친구 끊임없이 물고 늘어져 내 머릿속은 황폐해져만 가는데 그 순간 탁, 탁탁 담배에 불을 붙이고 리셋, 다시금 인간으로 돌아간다.
“담배 냄새가 너무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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