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이번 필리핀 여정은 학교 식당의 식단 검색이 발단되었다. 학교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오늘 식단은 어디가 맛있을까?”
하며 학교 내에 존재하는 식당 세 군데를 찾아보던 중 뜻밖의 게시물을 클릭하게 된다. '○○대학교 해외 전공연계 프로그램' 나는 평소에 해외여행에 관심이 많았다.
“아~ 프랑스에 가보고 싶다.”
“야, 야 독일에 가보고 싶지 않냐?”
하며 친구들에게 혼잣말하기도 했고, 밤에 잠을 잘 때면 타지의 낯선 환경 속의 생활을 꿈꾸기도 했다, 그 나라의 문화가, 건물이, 그 사람이 그냥 궁금했다. 길을 가다가 받은 전단지에 적힌
“나의 젊음을 팔아 그들의 웃음을 사고 싶다.“
“굿뉴스코 활동은 주러갔다가 오히려 마음에 더 많은 것을 얻는다!”
이런 홍보성 글귀를 읽었을 때조차 보통사람들이었으면 아름답게 꾸며낸 홍보물이라 생각했을텐데 나는 얼마나 해외에 가보고 싶었으면 당장이라도 해외 봉사 활동을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나도 뭔가 뜻깊은 일을 해보고 싶다고 다들 한 번쯤은 꿈꿔 봤으리라. 내 또래의 많은 친구가 술과 게임 그리고 이성에 빠져있을 때 남을 위해서 자신을 희생한다는 건 꽤 멋지지 않은가. 더 나아가 내 한계를 시험해보고 싶었다.
“물론 말만 번지르르한 한심한 놈에 불과하지만”
이런 와중에 해외 전공연계 프로그램에 대해서 알게 된 것이다. 당장에 연락했다. 그리고 말했다.
“이건 나를 위한 프로그램이에요.”라고
는 거짓말이고, 그냥 참가하고 싶다고 말하고 필요한 서류작성이나 자격 등을 물어보고 나중에 정식으로 찾아서 신청을 했다.
이 프로그램의 취지를 설명하자면 학교에서 학생들이 해외로 나가 국제적인 마인드와 교양을 쌓는 데 의의가 있었다. 쉽게 말해서 글로벌 역량을 키우고 세계를 보는 시야를 넓히는 것이 목표이다. 팀원들을 모아 앞으로의 일정을 조정하고 준비해 나갔다.
“형 이 호텔은 어떤 거 같아요?”
“교수님 공항과 가까운 여기 먼저 가보는 게 어떨까요?”
“일단 숙박할 곳부터 먼저 정해 놓고 갈 곳을 정하는 게 낫지 않아?”
“아니야 우리가 가고 싶은 곳을 중심으로 먼저 선정하고, 그다음 거기에 맞춰서 숙박할 데를 찾아보자”
“그리고 학교에서 지원해주는 연계 프로그램 스케줄도 맞춰야 해”
둘도 없는 기회라 생각하고 무려 여행가기 한 달 전부터 팀원들이랑 상의하고 기획했다. 그날 현지의 날씨나 예기치 못할 상황에 대비 안으로 무려 B 안 C 안까지 준비했다. 열정이 정말 대단했다.
“와 만약에 혼자서 해외여행 준비하려면 진짜 막막하겠다...”
“해외는 일단 말이 안 통하니까”
일정을 짜는 것부터 해서 숙박시설이나 경로, 활동까지 국내에서 자유롭게 여행하는 것과는 달리 준비할게 많았다. 교수님하고 또 친구들이랑 이렇게 함께 가다니 나는 정말 복이 많은 걸까, 아니면 운이 좋은 걸까.
필리핀의 대표적인 장소로는 세부, 보라카이, 팔라완, 마닐라 등이 있다. 유명한 명소라 도착하자마자 나서 눈에 처음 들어온 것은 아름다운 풍경들이었다. 독특한 건물양식과 깨끗한 거리와 시시각각 변화하는 구름은 너무 아름다웠다. 날씨까지 좋았으니 금상첨화!
“다들 물에 들어갈 옷 다 챙겨왔지?”
“네~”
필리핀 여행의 묘미라 할 수 있는 수상 레저 프로그램. 필리핀은 수많은 섬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보트를 타고 섬을 옮겨 다니면서 수상 레저를 즐길 수 있었다.
“야 빨리 들어와~”
“아 잠깐만...”
얼마나 깊은지 도무지 수심이 보이지 않았다. 바다 한가운데 빠졌다가 죽으면 어떡하지. 그렇게 망설이고 있는데 뒤의 안전교관이 웃으며 같이 뛰어내려 줬다.
“어.. 땡큐!”
환하게 웃으며 답했는데 나에게 말을 건다.
“you have... so... easy...”
귀에 물이 들어간 게 분명하다. 왜 띄엄띄엄 밖에 안 들리는 거지. 귀국하면 영어 공부를 해야겠다고 금방 잊어버릴 다짐을 한다. 멀미는 커녕 배에서 바라본 바다는 황홀했고, 나를 덮고 있는 근심이나 걱정들이 씻겨져 사라지게 했다. 그리고 들어간 물속은 정말 따뜻하고 포근했다.
다른 건 몰라도 이때의 기억만은 아직도 생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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