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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아는 형님

아는형님 4회(15.12.26) 송년회

by blank_in2 2018. 1. 10.


  • 방영일 : 2015년 12월 26일
  • 주제 : 송년회
  • 시청률 : 약 1.4%
  • 출연 : 강호동, 이수근, 서장훈, 김영철, 김희철, 민경훈, 김세황, 황치열
  • 비고 : 콩트의 신 이수근, 서장훈 여장(서장미)

 2015년 마지막 회차이자, 초창기 시절에 숨겨진 레전드 편이라 불린다. 시청률은 지금에 비교해서 형편없다고 할 수 있겠지만 아직 4회차라는 것을 고려한다면 봐줄 만 하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시청자들의 질문을 바탕으로 프로그램이 구성되었다.


 어느새 성큼 다가온 연말, 지금은 2018년 무술년으로 한 해를 시작하고 있지만 아는형님들은 2016년 병신년을 맞이하려 한다. 연말 하면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송년회! 나도 티스토리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매일 1 포스팅을 꾸준히 해오다가 작년 12월 22일부터 1월 초까지 연이은 술자리와 모임 때문에 포스팅을 하지 못했다.


 모두의 즐거운 연말을 위해 아는형님만의 송년회 설명서를 준비했다. 크게 고깃집, 노래방, 호프집으로 총 3개의 세트를 준비했고, 조촐하게 버스 정류장과 집을 만들어 놓았다. 2회나 3회에 비해서 따로 몸을 혹사시키지 않고, 연말은 따뜻한 스튜디오에서 촬영하게 한 배려가 보인다.


 

 과연 형님들이 풀어야 할 오늘의 질문은 무엇일까?!


 준비된 세트장을 보고 바로 콩트를 시작하는 김영철. 정말 한결같은 개그맨이다. 살짝 업 된 목소리로 민 대리, 김 사장을 부르며 계속해서 콩트를 만들어가고, 그 옆에는 콩트를 받아쳐야 하나 고민하는 서장훈의 얼굴이 클로즈업된다.


 콩트 때문에 묻히긴 했지만, 왜 양복을 입고 여기에 모이라고 한 걸까. 영문도 모른채 계속해서 떠들기만 하는 아형 멤버들. 한참이나 떠들다가 몇 분이 지나서야 오늘의 컨셉을 물어본다.


 여기는 바로 JTBC 먹자골목. 세 개의 세트장을 분위기에 맞게 잘 꾸며 놓았다. 게다가 깨알같이 집도 만들어 놓은 정성과 센스가 돋보인다. PD가 말하길, 원하는 사람은 언제든지 집으로 가도 상관없단다. 하지만 자신의 분량을 생각하지도 않고 집으로 향하는 사람이 있겠는가. 


(유일하게 김영철만 집으로 갔다. 사실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집으로 갔다기보다는 회식 자리에서 쫓겨난 것이 맞다)


P.S 강호동이 김영철의 시도 때도 없이 끼어드는 콩트와 장난스럽고 유치한 말에 진심으로 신경질을 내는 모습이 보인다. 이는 아무리 봐도 진심이다.


(주)아는형님의 1차 장소, 고깃집



 고등학생까지는 잘 이해하지 못할 수 있겠지만 20살 위로부터는 공감할 것이다. 역시 1차 회식 장소는 고깃집 아니겠는가. 많은 사람이 나란히 앉아 4인 기준으로 테이블을 잡고, 불판에 고기를 구우며 술잔을 기울이는 회식이 제일 보편적일 것이다. 

 물론 한때 치맥이 유행해서 치킨에 맥주로 회식을 하는 비율도 높아졌겠지만 아무리 그래도 회식의 진리는 고기가 아닌가 생각한다.


"아이고 또 형님네 삼겹살이야~?" 삼겹살집에 들어가는 시작부터 바로 콩트 톤을 잔뜩 묻히는 김영철


 이젠 그것을 지켜보는 시청자들도 조금 질리기 시작한다. 이게 심해지면 쟤는 왜 저렇게 나대느냐고 부정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이번에는 김영철뿐만 아니라 나머지 멤버들도 다른 멤버들에게 질세라 등장부터 콩트 연기에 들어갔다.


 콩트가 부담스러운지 강호동과 서장훈은 콩트를 하지 말라고 하지만 여기는 그렇게 호락호락한 곳이 아니다. 서장훈과 강호동 때문에 잠깐의 콩트의 공백이 생기자 그걸 놓치지 않고 이수근이 외친다. 


"조용, 이 회사 대표 이수근입니다"


 역시나 높은 자리를 선점하는 노련함이 보인다. 놀라지 마라. 아직 이수근의 신적인 콩트 능력은 제대로 발휘된 것도 아니다. 신이라 불리는 그의 입담과 재치는 두고두고 빛이 날 것이다.


 여기서 잠깐. 강호동과 민경훈의 어묵 먹기 대결의 여파가 4회차까지도 남아있다. 삼겹살집 메뉴판을 집어 든 호동은 콩트는 안중에도 없고 그저 민경훈과의 대결을 펼치려 한다. (이때를 빼고는 몇 십 분 동안 강호동은 한마디도 하지 않는다. 그저 먹을 뿐!)


"오늘은 삼겹살로 네 한점, 내 한점 해가지고 끝까지 한 번 해보자" 


 정말 일주일이 지나도 풀리지 않는 어묵 응어리가 남아있나 보다. 그리고 주문의 끝은 상황이 길어지는 게 귀찮고 짜증 나는 서장훈이 깔끔하게 끝내버린다. 주문하는 데만 30분이 넘게 걸린다고 투덜거리며 콩트의 종지부를 끊는다. 과연 지긋지긋한 콩트 지옥에서 서장훈은 벗어날 수 있을 것인가.


 그런데 정말 송별회처럼 자기들끼리 이야기하고 밥만 먹으면 아는형님이 아니다. 아는형님은 시청자들의 질문을 해결하기 위해서 이 자리에 모인 것이다. 그것을 아는지 아형 멤버들은 자기들끼리 대화에 빠진 채로 밥만 먹고 있으니, 이때 민경훈이 뭔가 꺼림칙한지 한마디를 던진다


"미션도 없고 그냥 먹는 거야?", "아무것도 안 해?"


 그렇다 아는형님은 먹방 프로그램이 아니다. 대충 예상은 하지만 시청자들도 정확하게 어떤 상황을 보여주고 하는지는 모르기 때문에 이 상황에 대해 의문을 가지게 된다. "대체 어떤 의뢰를 해결하기 위한 회식일까"하고 말이다.


 그러나 미션 카드는 등장하지 않고, 콩트만 남발하고 있다. 처음에는 조용하던 서장훈도 콩트루키로 치고 나간다. 갑자기 자신이 사장이라 칭하고 주변 사원들 한 명 한 명에게 일침을 날린다.

 하지만 그에 비해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 강호동. 그 옆의 황치열이 강호동의 속마음을 대변해 준다. "저희는 먹고하지예" 강호동은 고기만 질겅질겅 씹어대며 웃어넘긴다.


 그리고 깨알같이 베테랑 패러디가 등장하는데, 유아인 역에 민경훈이 겹쳐져 강호동에게 "어이가 없네~"를 외친다. 한참 이때 베테랑의 '어이가 없네'가 유행하던 시절이었다. 아는형님 이외에도 각종 방송 프로그램에서도 패러디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아마 무한도전에서도 했을 것이다.


 점점 무르익어 가는 회식 분위기 다들 배는 배불리 채웠는지 이제 밥먹는 것보다도 콩트에 한껏 빠져들었다. 여기서 명언을 날리는 서장훈. 


"내가 일 못 하는 건 용서해도 더럽게 재미없는 건 용서할 수 없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예능 프로그램에서 출연자들이 해야 하는 일이라곤 남들을 웃기는 것인데, 일 못하는 건 용서하고 재미없는 건 용서할 수 없다니 어찌 보면 어불성설이다.




 기억에 남았던 콩트로는 처음에 굽신굽신 아부하던 김희철이 갑질의 횡포에 을의 반란을 일으킨 것이나, 빅재미를 줬던 이수근의 깻잎 증정이 있겠다. 이수근은 정말 콩트의 신이라 불릴 만하다. 마지막에 가서는 상황 정리를 위해 콩트 취객으로 변신하는데 정말 콩트 지존이다.


 P.S) 고기가 익기 시작할 때부터 전혀 말을 하지 않는 강호동은 주위에서 무엇을 하던, 서장훈과 김영철이 떠들든 말든 묵묵히 밥만 먹을 뿐이다.


회식이 끝나고 드디어 미션카드 등장



 상황극임에도 불구하고 진심으로 상처가 된 상황들. 아마 미션 카드를 보낸 시청자도 즐거운 송년회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불편한 것들을 말하고자 한 것이 아니었을까. 기분 나쁘면 회사를 관두라는 갑의 횡포나, 주변 동료들 앞에서 받는 질타와 모욕적인 언사 등은 정말로 견디기 힘들 것이다.


 끝엔 아는형님 멤버 중 최고의 진상으로 서 사장(서장훈)이 뽑히게 된다. 그는 다른 멤버들과 달리 따로 2차 장소로 이동한다. 이에 웃기려고 그랬다며 분노하지만, 그 옆에서 이수근이 "2시간 동안 사장했으면 됐잖아요" 이 한마디에 수그러든다.


 아마 여러 가지의 경우가 있겠지만 강호동은 높은 직급에 있는 상사들이 회식 자리에 오래 머무르는 게 사원들에게 가장 불편할 것이라 주장했다.

 이에 서장훈은 케이스 바이 케이스라고 반박하지만 아마 직원들 입장에선 사장이 직원들이 나랑 같이 있고 싶어 한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더 힘든 것이라 해서 웃음을 줬다.


P.S) 아는형님에서 알려드리는 회식 자리 에티켓. 

- 잦은 핍박과 협박 그리고 권력 남용은 사원들의 사기를 떨어뜨립니다. (서장훈)

- 상사들이 많은 자리에서 혼자 술을 많이 달리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이수근)

- 대화에 참여하지 않고 먹기만 하는 것도 좋지 않습니다. (강호동)


(주)아는형님의 2차 장소, 노래방



 회식의 필수 코스 노래방. 하지만 불편해하는 사람들도 많은 것으로 생각한다. 필자도 노래방을 그렇게 즐기는 타입은 아닌지라, 가끔 좀 어색한 사람들과 노래방에 가게 되면 어쩔 줄 모르겠다. 하지만 회식이 쉽사리 빠질 수 있는 게 아니지 않은가.


 다들 볼 터치라도 한 것인지 얼굴을 보면 하나같이 다 볼이 빨갛다. 아마 술이 적당히 취한 것처럼 보이게 분장을 한 모양이다. 그리고 충격적인 여자 사원이 등장한다.



 아는형님에서 서장미가 탄생했다.


 서장미에게는 작동 버튼이 주어지고, 나머지 멤버들에게는 몸에 장착되는 진동벨이 하나씩 주어졌다. 1차 고깃집에 이어서 노래방에서는 가장 많은 진동이 울린 사원이 진상에 선정될 것이다. 노래방 진상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아는형님에서 첫 여장임에도 별로 다른 내색 하나 없이 단호박 스타일을 보여주는 서장미. 조금 과장해서 멤버들이 무슨 말만 해도 끊임없이 진동 버튼을 누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 와중에 재떨이를 가져다주는 이수근에게 재치 한 표! 


 1차 고깃집에서 아무것도 한 게 없자 노래방에 와서는 막 들이대기 시작하는 강호동. 한 번만 안아보자며 서장훈에게 달려들기 시작한다. 하지만 서장미는 보통 사람들과 다르다. 키만 2M에 엄청난 괴력을 지닌 그녀는 강호동의 스킨십을 힘으로 해결해 버린다. 

 강호동과 서장훈이 실랑이를 버리고 있던 이때를 틈타 취객처럼 행동하던 이수근은 테이블을 밟고 점프해서 서장훈 등에 올라타 매미 작전을 선보여 웃음을 줬다.


 까탈스러운 서장미는 모든 노래를 끝까지 듣지 않는다. 누가 부르든 간에 중간에서 강제 종료해 버리는데, 무슨 불평불만이 그렇게 많은지. 뭐만하면 이래서 별로다 저래서 별로다며 변명이 끝도 없다. 


 아형 멤버들도 맥주 한잔 정도는 걸쳐서 그런지 아무리 방송이라지만 온갖 진상이란 진상은 다나오는 듯하다. 멀쩡한 휴지를 계속해서 뿌리고는 등 막무가내로 행동하는 게 많다. 정말 아수라장이라는 표현이 정확하게 맞아떨어진다.


 노래방의 끝은 김희철 24표 그리고 김세황 2표로 마무리된다. 추가로 노래방에서 난장판으로 노는 와중에 민경훈의 목소리는 감미롭다.


P.S) 아는형님에서 알려드리는 노래방 에티켓

- 불꽃 대시, 신사 형님들은 절대 숙녀에게 마구 들이대지 않습니다. (강호동)

- 난장판, 신사 형님들은 절대 휴지를 숙녀 머리 위로 뿌리지 않습니다. (강호동)

- 불결함, 신사 형님들은 절대 침이 섞인 물을 내뿜지 않습니다. (강호동)


매너가 신사를 만든다.


(주)아는형님의 3차 장소, 호프집



 3차로 이동한 곳은 제일 만만하고, 늦게까지 문을 여는 호프집. 이 와중에 2차 노래방 간판을 가져와 술에 취한 콩트를 보여주는 이수근. 그의 지치지 않는 체력과 콩트 실력에 이젠 감탄하게 된다.

 그리고 앙칼지고, 치명적인 매력으로 남사원의 마음을 헤집어 놓은 팜므파탈 여사원 서장미는 다시 사라지고 사장님이 등장했다.


 마지막 코너는 야자타임이다. 좋은 의도와 재미를 위해서 시작한 야자 타임, 하지만 야자타임의 적정선은 어디까지일까. 그 적정선을 찾기 위해 아는형님표 야자타임이 시작되었다.



 강호동의 "내가 방송 원투데이하나" 이 한마디에 멤버들이 벌떼처럼 달려든다. 민경훈이 그게 언제적 단어냐며 비웃고, 그 옆에서 고전 추억의 명화라고 말하는 서장훈. 이어서 원투데이는 우리 주변에서 10년 전에 사라졌다고 말한다.  


(한술 더 떠서 제작진은 원투데이를 CG로 만들어서 멸종된 고어 발견으로 표현했다)


 야자타임은 역시나 서로를 물어뜯으며 진행된다. 결국엔 생각지도 못한 인간 드론까지 나오는데 정말로 저런 회사가 있을까란 의문이 들었다. 서장훈이 "이정도 되면 가학 아닙니까"라는 말이 마냥 웃기게 받아들여지지 않고, 무겁게 느껴지는 걸 보니 나도 나이를 먹었나 싶다. 

 방송이 실제로 이런 심각한 분위기가 아닌데, 불편한 건 어쩔 수 없나 보다. 그러다가 갑자기 강호동이 PD와 여운혁 국장까지 불러 드론을 시키는데 여기서 빵 터졌다.


 실제로 야자타임을 할 때 독한 말을 하는 사람이 많이 있는데 너무 지나치게 심한 말은 야자타임의 선을 넘는 행동임을 보여주었다. 재미로 한 말로 상대방의 빈정이 상할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렇다고 야자타임이 꼭 안좋다는 것은 아니다. 평소에 다가가기 어려웠던 사람이 야자타임으로 친해질 수 있다.


 야자타임때 진심이 담긴 말은 해도 된다, 안된다에서는 멤버들끼리 의견이 갈렸다. 


P.S) 아는형님이 알려드리는 야자타임 에티켓

- 물건 던지기, 등짝 스매싱, 이단 옆차기, 형님들에게 폭력은 행사하지 마세요.

- 형님들의 과거를 가지고 비하하지 마세요. (운동만 해서 머리게 든 게 없다고 한 방 먹이는 황치열)

- 형님들에게 굴욕적인 행동을 시키지 마세요. (드론)


버스 정류장



 마지막으로 간단하게 국장님과 직원들 사이의 질문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는 것으로 끝이 났다. 


 여기서 볼만 했던 것은 집에서 사사건건 끼어드는 김영철과 강호동의 "제발 XX라 이 녀석아"이다. 강호동이 욕을 할 때 정말 내 말을 대변해주는 기분까지 들 정도였다.


 하지만 거기서 주춤거릴 김영철이 아니다. "입이 안 다물어지네"라며 허허 웃는 김영철은 결국 강호동의 무릎을 꿇게 만들었다. 진심으로 말 좀 그만하라고 한다. 그러나 컨셉인지 성격인지 모를 쉬지 않는 입은 앞으로도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