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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희생부활자 (RV: Resurrected Victims, 2015) 귀찮았기 때문입니다.

by blank_in2 2017. 10. 19.



  • 미스터리, 스릴러 / 15세 관람가 / 91분
  • 2017.10.12 개봉
  • 감독 : 곽경택
  • 출연 : 김래원(진홍), 김해숙(최명숙), 성동일(손영태), 전혜진(이수현), 장영남(희정)




감독 곽경택


 

 영화<친구>의 감독으로 유명하다. 한국 사람이라면 본 적은 없을지언정 <친구>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 할 정도이며 그 당시 역대 한국 관객 최고 흥행 기록을 세운 영화이기도 하다. 

 

 또한 그의 필모그래피 또한 엄청나다. 꾸준히 쉬지 않고 20년 감독 경력을 가지고 있으며 <태풍>, <사랑>,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친구 2> 그리고 <극비 수사> 등 많은 작품을 선보였다. 


 하지만 '곽경택 감독의 영화는 영화<친구>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서 이래서 천만 감독도, 칸영화제 감독도 될 수 없다.'라는 말도 있다. 강한 모성애를 담아냈다는 이번 <희생부활자>로 과연 오명을 벗을 수 있을까.



박하익 작가의 '종료되었습니다' 소설을 바탕



 곽경택 감독이 영화 <극비 수사>를 할 때 박하익 작가의 '종료되었습니다'를 읽게 되었다. 그는 책의 소재의 특이성과 몰입감이 너무 좋다며 허리와 결말만 잘 채우면 영화가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소설 '종료되었습니다'는 '대한민국 디지털 작가 상'에서 대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소설은 죄와 벌에 관한 묵직한 고민을 던지는 반전 미스터리로 무거운 주제를 심도 있게 그려냈다. 게다가 세계 곳곳에서 희생부활자 사례가 발견됐다거나 대한민국에서 89번째 '희생부활자'가 등장 했다 등의 설정이 리얼하면서도 흥미로운 다가온다.


 물론 세계 곳곳에서 일어난 미스터리한 인체 자연발화사건에 기반을 둔 창작이며 영화에선 원작에 없었던 설정도 있다. 바로 곽경택 감독의 상상력이 더해진 부분이다. 



희생부활자(RV: Resurrected Victims)?!


 '희생부활자'는 억울한 죽음 뒤 복수를 위해 살아 돌아온 사람을 뜻한다. 이 '희생부활자'들은 자신을 죽인 범인을 찾아내 직접 살해한 후 자연 발화·소멸한다. 


 이 '희생부활자'가 자못 신선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죽었다가 다시 돌아온 상황들과 비슷하면서도 또 다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보통의 경우 환생을 하여 완전히 다시 살아나거나 억울한 죽음을 당해 귀신이 되어 복수를 하거나 하는 경우는 있었지만 '희생부활자'는 조금 다르다. 그래서 익숙한 소재임에도 조금 흥미롭게 느껴진 게 아닌가 싶다.



엄마와 아들



 영화 <희생부활자>에서 김해숙과 김래원이 모자 사이로 호흡을 맞췄다. 실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둘은 SBS 드라마 '천일의 약속', 강석범 감독의 <해바라기>에서 모자 역할을  맡은 바 있다. 그래서인지 영화에서 많이 등장하지 않은 몇 씬 마저도 연기가 자연스러웠던 것 같다.


 <희생부활자>에서 최명숙 역의 김해숙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후반부 이야기를 이 캐릭터가 풀어가는데 굉장한 모성애를 보인다. 보다 보면 상당히 희생적이고 때론 광기 어린 모성애를 보여주는 장면도 등장한다. 그래서인지 '참신한 이야기를 너무 모성이라는 감성 방향을 돌린 게 아니냐', '너무 신파적이다.'라는 비판이 많다.


 복수를 한 후에 체내 발화로 사라져버리는 RV, 하지만 RV로 돌아온 엄마가 아들을 죽이려고 한다. 7년 전 벌어진 사건을 다시 끄집어내게 된다. 아들은 모든 상황이 혼란스러울 것이다. 어머니가 RV로 나타나고, 자신이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되고 경찰들에게 뒷조사까지 당하게 되니 당연하다.


 RV라는 흥미로운 소재와 미스터리 한 사건들로 분주하게 흘러가는 영화의 스토리가 어머니와 아들로 풀어진다. 그 모자 관계가 영화 몰입도를 더욱 강화시켜 준다. 비록 그게 참신하고 세련된 방향은 아닐지라도 




 

신파극이다, 무리수가 넘친다, 어중간하다 


 평이 많이 엇갈리는 작품이다. RV가 되어 나타난 최명숙, 살인사건 용의자로 의심받게 된 아들 서진홍, RV의 존재를 알고 있었던 국정원 영태, 그리고 그 사건을 뒤쫓는 수사팀 수현. 개인적으로 이들이 서로 상호작용하면서 사건의 실마리를 하나씩 풀어가는 게 재밌었다.

 하지만 소재는 참신했으나, 원작의 장점도 미스터리 스릴러물의 매력도 모성애도 다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어중간했다는 평에는 동감하는 바이다. 그래도 미스터리 스릴러와 휴먼 가족 드라마의 두 가지 장르를 결합시켜 스릴러가 가지는 긴장감과 감성적인 부분을 느낄 수 있었다.

 끝으로 신파적 감동을 만들어내기 위한 억지스러운 작위적 설정이 많은 점과 너무나 광적이고 맹목적인 모성애가 눈살을 찌푸려지게 만드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