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식사를 마친 멤버들의 발걸음이 무겁다. 계단을 올라가는 소리가 오늘따라 유난히 더 크게 들리는 것만 같다. 무슨 이유라도 있는 걸까. 신서유기를 처음부터 차곡차곡 봐왔던 시청자라면 모를 수가 없으리라.
제작진이 준비해 놓은 게임을 완벽하게 성공했기 때문이다. 주문하지 못하리라 여겼던 ‘팽이버섯 차돌박이’를 멤버들이 어렵지 않게 주문함으로써 PD가 생각했던 여러 가지 분량이 나오지 못했다. 그리고 생각보다 드래곤볼 1 성구를 쉽게 건네줄 상황이 발생해서 급조로 ‘제기차기’를 제안했고 멤버들은 받아들였다.
당연히 그도 그럴만한 게 실패를 예상했던 주문 미션을 가뿐히 클리어하기도 했고, 제기차기라면 이수근이 워낙 잘하기로 유명하니깐 단번에 드래곤볼을 2성구나 얻을 수 있는 기회여서 제작진들의 술수에 넘어가 버렸다. 정확히 말하자면 제작진의 술수는 아니고, 나영석 PD의 단독 제안에 가깝다.
(이러한 나영석 PD의 돌발 제안은 훗날에 큰 사고로 이어진다. 몸치로 예상했던 슈퍼주니어 규현에게 공 튀기기를 제안했다가 급기야 촬영을 접게 만든 것이다. 이는 협상가 나영석 PD가 불러온 파장이라고 한때 인기 검색어에 올랐다)
아무튼 첫날부터 비행기 타고 타지에 넘어온 것만으로도 충분히 피곤한데 숙소 찾아가기 미션에 저녁 식사와 드래곤볼 쟁탈까지 너무 많은 에너지를 소비했다. 게다가 수중에 들어온 드래곤볼 1 성구까지 다시 빼앗겼으니 많이 허탈할 것이다.
(추가로 날씨까지 너무 더워서 초딩 은지원은 에어컨 앞에서 벗어나질 못했다)
저녁 식사를 하러 나갔다 온 사이에 숙소는 온통 열기로 가득하다. 찜질방으로 변해버린 숙소를 조그마한 에어컨으로 냉각시키기에는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해 보인다. 참을 수 없는지 은지원은 너무 더우니까 일단 아무거나 눌러 보는데 도통 무슨 버튼인지 알 수가 없다.
당장이라도 파워 냉방으로 돌리고 싶건만 졸지에 까막눈이 돼버린 처지라 아무 버튼이나 그냥 계속 눌러보기로 한다. 에어컨 버튼이 다 한자라서 이게 냉방인지 난방인지 몸소 체험하는 중이다.
형들은 방금 있었던 드래곤볼 미션에 미련이 남았는지 수다를 떨고 있는데 그런 거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 지금 당장 더운 게 문제인 은지원은 형들이 무슨 말을 하든지 에어컨에 요지부동이다.
“이제 시원해질 수 있는 방법은 단 하나! 웃장 까기! 강호동 아저씨는 밑장부터 깐다.”
웃지 않고는 볼 수 없는 그날 밤의 코골이 대소동
나영석 PD가 내일 일정을 알려주기 위해서 멤버들 숙소로 넘어왔다. 내일 아침 10시에 출발해서 시안을 둘러싸고 있는 성벽을 구경할 예정이다. 성곽에 올라가서 경치를 구경하는 것은 시안에서 유명한 관광 코스 중 하나라고 한다.
“등산복 한 번 입어줘야 하나요?” - 이수근, 성곽에 오른다고 하니 만반의 준비 태세다. 하지만 막상 내일이 되어보면 더운 날씨에 올라가는 게 얼마나 힘든지 깨닫고 사기가 저하될 게 뻔하다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숙소에서 좀 걷다가 계단 스무 개 정도만 올라가면 된다고 한다.
그리고 아직 옛날 예능에서 벗어나질 못한 강호동은 단순히 계단을 타고 성곽에 올라가면 되는 건데 자꾸만 뭔가 불안하다. 몸이 편한 게 적응이 안 된 모양이다. 계속해서 무언가를 준비해야 적성이 풀린다. 아까 낮에 저팔계 인사 가지곤 성에 안 차는 모양이다.
“어디 물에 빠지고 그럴 상황 없어요?” - 강호동, 대륙 한가운데서 입수를 생각하다니 정말 전형적인 옛날 MC 마인드가 장착되어 있다. 얼른 신세대 트렌드를 맞춰서 업그레이드가 요망된다.
그나마 신세대에 가까운 은지원과 이승기가 강호동에게 많은 조언을 해준다.
“형 흥분하는 것만 좀 없으면 될 거 같애” - 은지원, 강호동 하면 바로 파이팅인데 넘치는 파이팅을 줄이라고 하니 강호동은 타고난 팔자라면 어쩔 수 없다고 반박한다.
멤버들은 잘 준비를 모두 마치고 소소하게 둘러앉아 캔 맥주를 뜯었다. 자기 전에 마시는 맥주가 얼마나 시원할까. 오늘 있었던 일화도 얘기하고, 어설픈 중국어도 주고받으며 웃음꽃을 피운다. 피로를 푸는 데 있어서 꼭 침대에 누워서 자는 게 전부가 아니다.
필자의 개인적인 견해지만 친구들과 모여서 얘기를 나누다 보면 저절로 마음이 안정되고 쌓였던 긴장과 근육들이 풀어지는 기분이다.
친구들과 수다를 떠는 것도 좋지만 내일 일정도 고려해야 한다. 밥 먹고 아침 10시까지 모여야 하므로 못다 한 얘기는 잠시 넣어두고 잠자리에 들기로 한다.
(의도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잠자리도 레이스 결과 순서대로 삼장법사와 사오정이 침대에 눕고, 형들이 바닥에 누웠다)
“완안” - 한국말로 의역하면 ‘잘자’라는 말이다.
많이 피곤했는지 들숨 날숨 구별 없이 찰지게 퍼지는 코골이 소리에 이승기는 잠들지 못했다. 너무 심각한지 어떻게든 살아보겠다고 손바닥을 겹쳐보지만, 오늘은 한 사람이 아니라 옆 사람도 코를 골기 시작해서 코골이에 박차를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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