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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세상

커피 - 커피란 무엇인가, 발견·전설·기록·어원

by blank_in2 2019. 5. 21.

 우리는 일상에서 쉽사리 커피를 접할 수 있다. 가장 대중적인 아메리카노부터 그 맛을 상상하기 힘든 스타벅스 – 이천햅쌀 커피 프라푸치노, 공차 - 하우스 스페셜 얼그레이티, 파스쿠찌 - 모카 콘파나 그라니따 등 어느새 주류로 자리 잡은 커피가 없는 삶은 상상이 가지 않는다. 이런 커피는 어디서, 어떻게 탄생하게 됐을까.


P.S) 한국에 있는 커피 체인점을 보면 스타벅스, 엔제리너스, 이디야, 카페베네, 탐앤탐스, 할리스커피 등 수십 가지가 넘는다.



 1) 커피의 유래(발견)



 커피는 에티오피아에서 가장 먼저 발견되었다. (에티오피아는 아프리카에 동쪽에 위치한 국가로 1931년 이전에는 아비시니아로 불렀다) 실제로 초창기 커피는 우리가 생각하는 바와 달리 커피 열매(커피체리)의 씨앗인 콩(원두)을 볶고 간 다음 물로 우려내서 마신 게 아니다. 그 당시에 커피는 음용이 아닌 음식이였던 것이다.


 이때가 약 575년~850년 사이로 에티오피아에서 유목 생활을 하던 갈라 부족들의 전사들은 커피 열매의 씨앗을 빻아서 음식처럼 먹었다. 쉽게 생각해 보면 빻은 커피를 손으로 뭉치고 또 뭉쳐서 동그랗게 만든 다음에 주먹밥처럼 먹은 것이다. 그들이 커피의 효능을 정확히 알진 못했겠지만 빻은 씨앗에는 단백질과 동물성 지방이 주를 이루고 있기에 영양만점 에너지원인 셈이다.


 이렇게 커피는 아프리카에서 토착 음식으로 탄생하였다. 커피가 식용으로 사용되었다는 사실은 575년경 예멘에 기록되어 있다. 이후 커피에 대한 기록은 약 10세기경부터 시작되는데, 그래서 현대처럼 커피를 음료로 마시기 시작한 때를 1000~1300년 사이로 추정한다.


P.S) 커피를 생각하면 조그마한 원두를 생각하기 쉬운데 커피는그렇게 쉬운 물질이 아니었다. 기본적으로 커피는 아로마가 물과 용해되어서 만들어진 유기물질, 그리고 자연 무기화학 물질 등이 동시에 발현된 복합적인 물질이다.


 위처럼 생각하니 도저히 어려워서 쉽게 생각하기로 했다. 커피는 열대식물인 커피나무가 맺은 커피 열매, 즉 커피 체리로 만들어졌다. (커피나무에서 자란 과육이 동그랗게 생긴 체리 모양과 비슷해서 커피 체리라고 부른다) 이런 체리 형태의 과육 안에는 콩 2개가 붙어 있는데 그것이 흔히 접하는 원두다. (커피빈) 그래서 커피를 만들기 위해서는 커피나무의 과육을 제거하고 과육 내부의 커피콩을 수확해야 한다. 그다음은 모두 다 아시다시피 원두를 갈아서 물(뜨거운/차가운)로 추출해서 먹고 있다. 



2) 커피의 전설 3가지



 첫 번째는 ‘칼디’의 전설이다. 칼디는 에티오피아 고원에서 양을 치던 목동이었다. 이런 칼디가 이집트 북부나 아비시니아(에티오피아) 지방 고원지대에서 양을 치고 다니다가 커피를 발견한 것이다. 어떻게 발견한 것일까 하니, 이 칼디가 양들을 데리고 다니면서 밥을 먹이는데 어떤 특정한 열매를 먹었을 때 양들의 행동이 달라지는 것을 본 것이다. 평소 얌전하던 양들이 미친 것 처럼 날뛰는 모습을 보고 칼디는 커피(처음 보는 열매)에 특별한 효능이 있다고 생각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칼디가 아라비아 출신 수도원 원장을 찾아가 열매의 효능을 시험해 보자고 제안하고, 수도원장이 수차례 시험한 결과 “여기에 어떤 특별한 효능이 있어서 예배 중간에 졸음을 퇴치하는 데 굉장히 좋은 효과를 나타내는 것 같다.”라고 말한다. 후에 이 이야기가 퍼져나가 다른 나라에도 커피 열매가 확산된 전설이다.


 두 번째는 천사 ‘가브리엘’의 전설이다. 천사 가브리엘이 병에 걸린 선지자 마호메트의 꿈에 나타나 커피 열매를 보여주며 “병을 치료하고 신도들의 기도 생활에 효험이 있을 것이다.”라고 예지했다.


 그리고 그로부터 2년 동안 가브리엘 천사가 마호메트의 꿈에 계속해서 나타났다고 하는데  그 이야기 적은 것이 이슬람교의 경전인 코란이다. 천사 가브리엘이나 마호메트, 코란에서 알 수 있듯이 커피가 종교에서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것을 보여준다.


 세 번째는 ‘오마르’의 전설이다. 이는 서기 1258년경의 이야기로 아라비아의 쿠사브에서 ‘세이크 오마르’라고 하는 승려가 큰 잘못을 저지르고 모카에서 쫓겨나 유배 생활을 하던 중에 커피를 발견한 것이다.


 당시 오마르와 추종자들은 유배 생활 때문에 심한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었다. 그러다 배고픔에 근처의 열매를 따 먹었는데 그것이 바로 커피 열매였던 것이다. (아랍 연대기에 따르면 당시 먹을 것이 없었던 이들이 커피 열매를 스튜 냄비에 끓여서 이 즙을 먹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배고픔에 먹긴 했지만, 그 맛이 아주 좋고 활력을 되찾는 등 열매의 효능에 대해 알게 된 오마르는 커피 열매를 가지고 예멘 모카 지방에서 찾아온 환자들에게 달인 열매즙을 제공하였다. 그렇게 커피의 효과가 굉장히 많이 전파되어서 모카의 국왕은 오마르와 그 일행에게 수도원을 건립해줬다고 한다.


P.S) 이렇게 커피의 전설 3가지를 알아보았다. 간략하게 써 놓았지만, 자세히 알아보면 커피 뿐만이 아니라 이슬람 문화권에 대한 이야기도 같이 알 수 있다. 특히 두 번째 전설이였던 천사 ‘가브리엘의 전설’은 커피가 이슬람교의 경전 코란을 적게 된 배경이 되었으니 큰 의미가 있다. 하지만 이슬람 문화권에서는 커피와 관련된 이야기가 굉장히 많은 반면에 커피의 원산지였던 아프리카권에서는 커피와 관련된 전설·이야기를 찾기 어려웠다.


 또 커피와 관련된 재밌는 일화로 여러 가지가 있는데 중세시대까지 술을 자주 마시던 유럽인들이 술 대신 커피를 마시고 난 다음부터 르네상스를 이루어냈다는 설이나, 커피 사랑이 넘쳤던 이슬람은 유럽과 전쟁하면서도 커피를 마시고 싶어서 커피 나무를 가져와 심었다는 말도 있다. 또 먼 과거의 메카 하지의 풍습에는 “커피를 몸속에 넣고 죽는 자는 지옥에 떨어지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그래서 메카 사람들이 죽은 사람의 무덤에 같이 커피를 묻어주는 풍습이 생긴 것이다. 



3) 기록된 커피 이야기



 커피와 관련된 일화에서 고종을 빼놓을 수 없다. 커피가 조선에 들어온 것은 약 19세기 말, 조선과 서양이 교류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부터인데 고종이 커피 매니아였던 것으로 유명하다. 필자는 1889년 실각한 김홍륙이 고종을 암살하기 위해서 커피에 독약을 탔는데 향이 변할 걸 감지하고 고종이 위기에서 벗어났다는 야사를 읽은 바 있다. 또, 브라질에서는 커피가 얼마나 많았던지 대공황 시기에 커피가 팔리지 않아 썩을 위기에 처하자 증기 기관차의 연료로 사용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커피에 대한 그 첫 번째 기록을 무엇일까 찾아보았다. 커피는 이란의 바그다드 출신으로 체계적으로 의학을 공부했던 ‘라제스’가 가장 먼저 기록한 바 있다. (본명은 '아부 바크르 무하마드 이븐 자카리야 아스 라지'이다. 864~925년) 라제스가 10세기에 커피를 기록하기로 “커피는 사지를 튼튼하게 하고 피부를 맑게 한다.” 추가로 소화를 돕는다, 심장을 튼튼하게 한다, 소변을 잘 누게 한다, 좋은 채취가 난다 등 커피에 여러 의학적 효능이 있다고 덧붙였다.


 우즈베키스탄의 부하라 출신의 철학자이자 의학자인 ‘아비센나’는 커피를 ‘분춤’이라고 이름을 붙여서 커피 원두를 소개했는데 ‘라제스’와 같이 커피의 효능에 대해서 사지를 튼튼하게 하고 피부를 말게 하며 피부의 습기를 없애주고 온 몸에서 좋은 향기가 나게 한다.‘고 기록하였다. 또한, 그의 저서 ’의학 전‘에는 커피를 귀가 아픈 것에서부터 눈과 간의 질병까지 모두 치료하는 효능’ 있다고 기록하였다.


 커피에 대한 기록을 찾아보면 끝이 없다. 인도네시아의 중심을 이루는 자바섬의 한 비문에도 ‘위찌 카위’라고 해서 커피에 대한 기록이 있으며, 16세기 후반 중동을 여행하던 유럽인들은 여행일지에 커피를 언급하였다. 그 내용을 살펴보면 커피를 만병통치약처럼 소개하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 재미있다.


 독일의 의학자인 ‘레온하르트 라우볼프’는 의학뿐만 아니라 식물에도 매우 많았는데 중동 사람이 Chaube(커피)라 음료를 마시는 것을 보고 다음과 같이 애기했다. “그 음료의 색은 마치 잉크처럼 새까맣고, 몸이 아플 때 특히 배가 아플 때 마시면 좋다. 그 사람들은 음료를 공공장소에서 어울려서 마시는데 건강과 상관없이 굉장히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마시며 즐긴다. 또, 음료를 최고로 맛있게 마시는 방법은 뜨겁게 마시면서 도자기 그릇에 담아서 마시는 것이다.” 


 끝으로 16세기의 중동인들은 커피를 마시면 졸지 않고 밤새 기도를 할 수 있다고 해서 신의 축복을 받은 음료라 칭하며 커피의 소비가 굉장히 높아졌고, 예멘에서는 커피를 경작하기 시작했다는 기록되어 있다. 경작은 매우 중요한 포인트다. 상업적인 거래가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예멘의 항구인 모카에서 경작된 커피가 메카, 메디나, 이집트, 이스탄불을 거쳐서 17세기 초에는 이탈리아·유럽으로 커피가 퍼지게 된다. 하지만 유럽에서 커피가 처음부터 인식은 좋았던 것은 아니다. 이교도들이 마시는 음료라 하여 악마의 유혹, 야만인의 음료, 사악한 나무의 검은 썩은 물 등으로 폄하되었다.


P.S) 위의 기록에서 언급한 것과는 다르게 커피가 꼭 좋은 효능을 지니고 있는 것만은 아니다. 커피에는 다량의 카페인이 함유하고 있기에 너무 많이 섭취하게 된다면 고혈압, 심근경색증 등의 질병이나 아니면 불면증, 입 냄새, 치아 착색 등의 후유증을 가져다준다.



 4) 커피의 어원



 처음으로 돌아가서 커피의 어원을 찾아볼까 한다. 커피의 원산지자 탄생지인 에티오피아에서는 커피가 힘을 뜻하는 단어인 ‘카파’였다. 아무래도 에티오피아에서 커피는 음식·에너지로 사용되었기 때문에 힘과 관련된 의미가 단어에 담긴 듯하다. 물론 카파의 뜻에 대한 필자의 추정이다.


 중동인들은 커피를 와인을 뜻하는 ‘카흐와’라고 불렀다. 그럼 커피를 왜 카흐와라 불렀을까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과거 아라비아 세계에서는 ‘카호와’라는 포도주를 마시는 풍습이 있었다. 그런데 모하메드가 등장하면서 알코올이 금지되자 이후 차를 마시기 시작한 사람들은 와인이 아닌 커피(비알코올성 음료)를 찾게 되고 갈수록 성행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와인의 의미에서 잠을 깨우는 이라는 의미로 커피를 ‘카흐와’라 부른다.


 에티오피아에서 중동까지 이어진 커피의 어원들은 현재 미국에서는 COFFEE로 발전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