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화
( 매주 토요일, 일요일 오후 9시, 16부작 )
( 순서대로 리정혁, 윤세리, 서단, 구승준, 조철강, 표치수, 김주먹, 도혜지 )
조철강이 리정혁의 토대를 알고도 자신만만한 이유가 다 있었다. 그가 악착같이 벌어 놓은 돈은 높은 사람들에게 많이 찔러 넣어 놓았고 별 어려움 없이 쉽사리 심문에서 풀려났다. 조철강에겐 토대는 없지만, 꽃제비에서 여기까지 올라올 정도로 강한 집착과 투지가 있다.
그리고 그동안 미심쩍었던 리정혁의 악혼녀 윤세리에 대해서도 구승준을 통해 단서를 잡았으니 지금 윤세리의 탈출이 문제가 아니다. 리정혁의 집안까지 위험해질 수 있는 위기가 닥친 것이다. 이번에는 진짜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 철석같이 믿고 있는 윤세리는 마을 사람들에게 작별을 고했다. 이에 영애 동무가 슬퍼하는 세리를 위로했다. "삼숙 동무 사랑을 가슴에 묻지 말고 머리에 묻으라. 기억은 언젠가 잊혀지지만 가슴은..." 먹먹한 심정에 영애 동무가 말을 끝까지 잇지 못했다.
윤세리 - "리정혁 씨는 아니겠지만 나는 많이 보고 싶을 거 같아요. 생각날 것 같아요. 가끔 아니 사실은 자주. 근데 우리는 서로 안부도 묻지 못하잖아. 그게 좀 속상하네."
리정혁 - "여길 떠나는 순간 여기도 잊고 나도 잊고 다 잊고 원래 당신의 세상에서 건강하게 잘 살길 바라오. 잠깐 나쁜 꿈 꿨다고 생각하고."
서로 작별 인사를 하고 리정혁이 악수를 건냈다. "악수 말고 한 번 안아주지. 마지막인데." 리정혁의 마음도 알겠고, 윤세리의 마음도 알겠기에 보는 시청자만 씁쓸하다. 그렇게 리정혁과 윤세리가 헤어졌다.
이 기회를 놓칠 조철강이 아니다. 하지만 리정혁도 이제 그냥 당하지 않는다. 세리의 보디가드로써 세리가 무사히 떠나갈 때까지 지켜줄 것이라 맹세했기에 공항으로 향하는 세리의 차를 몰래 뒤쫓았다. 역시나 탱크 부대가 윤세리를 막아섰고 리정혁은 세리를 지켜주기 위해 총격전을 벌이다가 중상을 입었다.
다행히 세리는 다치지 않았으나 병원과 비행기장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다. 오랫동안 탈출을 기다려 왔지만, 세리는 망설임 없이 병원을 선택했다. 세리는 아픈 리정혁을 두고 비행기를 탈 수가 없었던 것이다. 총을 맞고 기절했는데 지금 이렇게 떠나버리면 나중에 생사조차 확인할 수 없어서 괴로워할 것이 분명하기에 떠날 수 없었다.
구승준, "마음을 안 잡고 날부터 잡으니 안 설렌다."
혈액이 부족해서 윤세리가 수혈까지 했고 다행히 수술은 잘됐다. 하지만 의식을 되찾은 리정혁이 그만 세리에게 심한 말을 하고 만다. "리정혁 씨 마취가 덜 깼네. 그러니 본심이 막 나오네." 세리도 울고 시청자도 울었다. 수혈까지 한데다가 너무 많이 울어서 탈진할 수 있다고 하는데도 리정혁 옆에서 우는 윤세리, 군복에 몰래 세리의 여권 사진 한 장을 간직하고 있었던 리정혁. 둘은 어쩌자고 이렇게 서로에게 빠져드는 것인지 그 끝엔 헤어짐이 있을 것이 분명한데 이 사랑을 웃으면서 바라볼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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