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화
( 매주 토요일, 일요일 오후 9시, 16부작 )
( 순서대로 리정혁, 윤세리, 서단, 구승준, 조철강, 표치수, 김주먹, 도혜지 )
사랑의 불시착을 계속 보고 있자니 북한이 마치 총기 소지허가 국가처럼 보인다. 뭐만 하면 총기 등장하니 이거야 원 남한에서 떵떵거리며 잘 살던 세리가 총이나 납치, 협박 트라우마가 생기진 않으려나 싶다. 물론 군인이 엮여서 그런 거긴 하지만 말이다. 곱게 포장한 선물을 직접 전해주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그래도 납치당한 상황에서 전화는 쓰게 해주었다. 자신을 겨누고 있는 권총을 마주한 채 세리는 리정혁에게 작별을 고한다.
윤세리 - "근데 우리 벌써 인사 여러 번 했잖아. 새삼스럽게 안 해도 될 거 같아. 리정혁 씨 사랑해요."
총소리와 함께 전화가 끊겼다.
그동안 참 많은 리정혁이 있었다. 국수 삶는 리정혁, 향초와 양초도 구분할 줄 몰랐던 리정혁, 물 마시러 가다가 이불 덮어주던 리정혁, 별의별 일들이 많으면서도 맨날 일없다고 뻥 치는 리정혁, 어벤져스도 아니면서 뭐든 다 할 수 있고 다 찾아갈 수 있다고 말도 안 되는 소리만 하는 허세쩌는 리정혁, 보고 싶은 리정혁. 하늘은 왜 두 사람을 남과 북으로 갈라놓아서 이처럼 아프게 하는 것일까.
서단 - "처음으로 날 보고 싶다고 부른 곳이 영창이군요."
리정혁이 영창에 갇혀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 중대원들에게 부탁해서 서단에게 연락했다. 병원 다음이 영창이라니 꼭 약혼녀가 아니라 부모라 해도 마음이 미어지지 않을 수 없다. 그렇게 경고했었는데도 무리하다 이 꼴이 난 리정혁을 보고 서단은 가슴이 아플 것이다. 그런데 더 가슴 아픈 것은 보자마자 리정혁이 한다는 말이 다른 여자의 안부인 것이다.
리정혁은 세리에겐 좋은 사람 일지 모르나 서단에게는 최악의 너무도 잔인한 사람이라는 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리정혁 그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그의 마음을 모른 것도 아니다. 다만 서단이 아파할 것이 너무 가슴 아프다. "그이를 저 안에 둬야 내가 결혼을 합니다." 눈물을 흘리는 서단을 바라볼 수밖에 없다.
리정혁 모, "숨 쉬어라 정혁아. 내 새끼 지옥에서 살게 할 수 없지 않습니까."
다행히도 윤세리를 납치한 것은 보위부나 조철강이 아닌 리정혁의 아버지였다. 물론 아버지 리충렬도 세리를 그렇게 마음에 들어 하는 것은 아니나 그래도 리정혁의 부모님인데 설마 세리에게 해를 가할까. 이제야 마음이 놓인다. 윤세리는 서단 쪽 집안에서 납치한 것이라 착각해 웃음을 주기도 했다.
하지만 웃고 있을 만큼 상황이 좋지 않은 게 윤세리가 남한에서 보통 사람도 아닌 큰 재벌가의 딸이기에 남한으로 돌려보랬다가 말 한 번 잘못하면 북한에서 난리가 날 수 있다. 이에 일이 틀어지기 전에 1화에서 표치수가 말했던대로 조용히 처리하는 것이 깔끔하다. 남한에서도 윤세리를 이미 사망 처리 했으니 별 탈이 생길 리도 없다. 하지만 그랬다간 하나 남은 아들까지 잃어버릴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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