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 매주 토요일, 일요일 오후 09시 00분, 16부작 )
( 순서대로 차유리, 조강화, 오민정, 고현정, 조서우, 장필승, 장교수, 전은숙 )
미동댁 말을 뼈저리게 깨닫는다. 귀신이 보여도 모른 척, 안 들리는 척 행동하라는 게 다 이유가 있었다. 이승을 떠도는 귀신들이 환생하지 않고 여기에 남아있는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다 자신의 처지를 말하며 도와 달라고 아우성친다. 그런데 지금 차유리는 자기 코가 석 자인데 남 도울 틈이 어디 있겠는가. 당장에 조서우만 해도 위험에 빠질 뻔 했는데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다.
개인적으로 차유리의 행동이 조금 어리숙하고 답답하기는 하다. 한동안 귀신으로 살았었어 그런지도 모른다. 어린이집에서 서우를 데리고 나왔으면 부모님이 걱정할 거란 생각을 못 했는지, 유치원에 가면 오민정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을 생각지 못한 것인지 너무 마음 가는 데로만 행동하는 게 조금 아쉽다. 49일이라는 시간이 결코 길지 않은데 나중에 미련이 남지 않으려면 조금 계획이 필요해 보인다.
차유리, "죽음을 예측할 수 없었던 그때의 나는 살아가며 겪는 사소한 감정들에 속아 정작 중요한 사실들을 깨닫지 못했다."
어떤 고난 속에서도 불구하고 아직 내가 무언갈 먹을 수 있고, 사랑하는 이를 만질 수 있으며 숨 쉬고 살아 있다는 사실을 우린 때론 놓치곤 한다. 이것이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지 차유리는 죽고 나서야 깨달았다.
"먹고 죽은 귀신이 때깔도 좋다."는 말은 흔히들 하는 말이다. 힘들고 짜증 나고 뭘 먹을 기분이 아닌데도 고현정은 다 알겠으니 한 입만 먹어보라고 계속 권유한다. 한 조각 입에 물고 나면 신기하게도 좀 전보다 기분이 한결 나아짐을 느낀다. 방금까지 심각했던 내가 다 무안해지게 말이다. 우리는 익숙함과 당연함에 가려진 소중함을 놓치고 있을지도 모른다.
고현정, "내가 아들을 둘이 키우거든, 저래 봬도 의사야 의사. 정신과 의사. 자기 정신이 나가서 문제지."
계근상이 정신이 나간 게 아니다. 정말로 차유리가 되살아났으니 말이다. 하지만 아내 고현정이 그 말을 믿을 리 없다. 어찌 보면 당연하다. 장례식까지 다 치렀고 봉안당에 뼈까지 묻어 놓았는데 죽은 사람이 살아 돌아왔다면 누가 믿겠는가. 아무리 드라마라고 하지만 말이다.
차유리를 직접 마주한 조강화도 지금 현실을 받아들이기 어렵다. 바로 눈앞에 차유리가 있지만, 자신의 볼을 세게 꼬집어 보아도 믿기지 않는다. 일단 시간이 늦었으니 머무를 숙소를 구해주고 카드를 주고 헤어졌다. 나라도 죽었던 사람이 살아 돌아 온다면 뭐부터 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할 것 같다. 그런데 차유리는 조강화로부터 계속 도망을 치려고 하니 조강화는 도망치는 이유도 모르겠고 다신 차유리를 보지 못할까 봐 영 불안해서 안절부절못한다.
차유리, "귀신 노릇 서러워서 못 해 먹겠네."
그동안 귀신 생활하면서 하고 싶은 거 먹고 싶은 거가 얼마나 많았을까. 이것도 49일이라는 기한이 정해져 있으니 시간을 허투루 쓸 수 없다. 차유리는 눈치 볼 것 없이 조강화의 카드를 마구 질러댄다. 맥주는 기본에 치킨, 피자, 족발, 중국집 음식에 각종 과자까지 임금님 밥상 부럽지 않은 야식 한 상이 차려졌다.
성미자(귀신) - "세상이 바뀌었는데 왜 제사상은 아직도 조선 시대야! 메뉴를 해마다 바꿔주던가 54년째 매일 똑같은 메뉴야!? 내가 올드보이냐."
차유리, "어쩌면 우리가 살아있는 동안 느낄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것은 사랑하는 이에게 사랑한다 말하고 고마운 이에게 고맙다 말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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