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화
( 매주 금요일, 토요일 오후 10시 50분, 16부작 )
( 순서대로 임진주, 이은정, 황한주, 손범수, 추재훈, 이효봉, 황인국, 김환동 )
이효봉 - “마음이 아픈 사람이 또 마음 쓰는 거네.”
프로듀서 - “더 많이 채우기 위해서 조금 비워내는 거라고 생각하자.”
이은정이 자신의 상처와 마주하긴 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자신의 아픔을 알아차렸을 뿐 치유는 아니다. 홍대와의 이별이 너무나도 가슴 아픈 일이란 것은 알지만 그 사건을 다시 끄집어내지 않으면 안 된다. 기억이 나지 않는 일을, 너무 아파서 괴로워서 지워버린 일을 다시금 떠올려 본다. 거기엔 남자친구 홍대뿐만 아니라 어머니와도 연관이 있었다.
P.S) 정혜정 작가 새끼 임진주.
스스로가 나쁜년임을 인정한다. 자기가 보조작가에서 쫓아낸 마당이니 떨떠름한 사이일 거라 예상했다. 하지만 역시 어른은 이런 건가 싶다. 인정할 건 인정하고 미워하는 건 그대로 미워하다니. 자신의 마음에 솔직한 모습 때문인지 타인에 대한 악한 감정마저 순수하게 보인다. 남들이 뒤에서 뒷말 하는 치졸한 것보다 훨씬 멋지다.
정혜정 - “내가 너 싫어하는 거. 질투했어. 네 글에 내가 하지 못하는 것들이 수두룩해서."
정혜정 - "그렇다고 그게 뛰어나다는 건 아니야. 너무 잘되지는 마. 망하지도 말고. 그래도 내 새끼였는데 사수의 명예를 지키는 정도만 해.”
손범수, “배려를 왜 멜로로 못 엮어서 안달이지?”
소문 때문에 괜스레 어색한 사이가 되어버렸다. 아니, 오히려 불편하다. 남녀공학인 중, 고등학교에 다니는 것도 아니고 왜들 그리 남의 사생활에 관심이 많은지 당사자는 생각지도 않고 떠들어댄다. 벌써 임신했니, 결혼식이 언제니 하는 말이 나오니 얼마나 신경이 쓰일까.
화를 내자니 속 좁아 보이고 왜 발끈하냐 하고, 무시하기엔 멘탈을 콕콕 찌른다. 그냥 소문에 자신을 맞춰라 하지만 임진주나 손범수나 상대방이 걱정이다.
손범수 - “작가가 신인이야. 이렇게 사람들 입방아에 오르는 게 익숙하겠냐고.”
서동기 - “해야 할 일을 해. 좋아하는 사람한테 해야 할 일. 다 큰 놈이 지금 그걸 몰라?”
이민준, "우리 떨어져서 일하고 바빠지더라도 서로 이해해주고 배려해주고 개뿔 그러지 말자. 매일 보는 거야."
이은정 - “그래서, 그 대단한 사람은 잘 있고?”
서로 감추고 있었던 마음을 이은정 덕분에 숨기지 않게 됐다. 자신의 처지에 굴하거나 눈치 보지 않는다. 그냥 솔직해진 것이다. 처음 봤을 때는 매니저가 정말 지극정성이다 생각했는데 지금 다시 보니 그게 다 사랑이었다. 행동 하나하나 전부 말이다.
이소민 - “그래 이번 기회에 어디 도망 못 가게 다리 하나 부러트려서 앉혀놓고 내가 먹여 살리면 되겠다.”
이민준 - "나 너 안 보고 못살아. 너무 오그라든다. 입을 막자 그냥.(키스)"
황한주, “찔리지 않고 다치지 않는 법을 찾게 될 거예요.”
고슴도치 두 마리가 복잡한 미로 속을 헤매면서 서로 푹푹 찔러대고 이젠 막 피가 철철 나요.
그러다 견디기 힘들어 미로에 불을 지르고 탈출해버리네.
둘리 있던 공간이 사라지고 눈을 떴는데 여기가 어딘지 모르겠어요.
추재훈과 하윤이 헤어졌다. 같이 장을 보고, 요리를 하고, 밥을 먹는다. 하윤이의 눈에선 눈물이 흘렀고 추재훈은 설거지를 한다. 평온하고 잠잠한 모습들관 다르게 마음은 미칠 듯이 요동치고 머리가 복잡하다. 주변의 공기마저 무겁다.
이소민과 이민준이 사랑을 시작했다면 추재훈과 하윤은 이별을 하는 중이다.
임진주, “굶으면 허기가 오고, 채우면 외로움이 오고. 삶이 다 그런 거지.”
손범수 - “작가님 좋아하는 내 마음이요. 그냥 좋아하는 게 아니라 해결해야 할 만큼 내가 좋아해요."
서로 모른 척 하고 있었다. 감정에 솔직하다는 게 쉽지 않다. 둘은 이미 서로의 마음을 알아차렸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좋아한다.’, ‘사귀자.’와 같은 말이 선 듯 나오지 않는다. 고백, 연애는 나이를 먹으면서 쌓이는 경험치와는 별개의 문제인가 보다.
손범수가 용기를 냈다. 서로 암묵적으로 드러내지 않았던 마음을 고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