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을 배워보겠다고 참 생각을 많이 했는데, 아직 제대로 수영을 할 줄 모른다. 기본적인 자유형을 제외하고는 그저 개헤엄에 가깝다고나 할까. 2015년 군 제대를 하고 운동을 해볼까 하는 생각에 수영 초급반을 등록했는데, 1달밖에 안되는 수업을 아마 1, 2주 나가고 말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아마 혼자서 하다 보니 흥미를 잘 느끼지 못했던 것 같다. 만약에 친구랑 같이했다면 조금 달라지진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수영을 하면 체형 교정에도 효과가 있고, 어깨 근육 부분도 발달한다고 해서 무작정 수영을 하려고 했는데 그렇게 2주를 보내고 수영을 접었다.
하지만 이대로 포기할쏘냐. 2016년 여름에 일일 수영을 친구랑 하러 갔다가 나보다 몸무게가 더 많이 나가는 거의 경도 비만인 친구와의 수영 대결에서 처참히 발리고서는 다시 수영 초급반을 등록했다.
이번에는 기필코 자유형을 마스터해서 친구를 이겨보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것도 오래가진 못했다. 이번의 패인은 등록시간을 6시로 했다는 점인데, 아침 일찍 새벽부터 수영하기로 일어나는 게 아주 쉬운 일 이 아니더라. 막상 수영장에 가면 상쾌하고 좋지만 거기까지 가는 게 가장 큰 문제다.
새벽바람 맞아가며 자전거를 타고 수영장까지 10분을 가는데, 그게 너무 힘들더라. 그리고 16년도에는 학과 집행부로 학과행사나 술자리가 많아 과음하고 다음 날 일찍 일어난다는 건 불가능이었다.
그렇게 생돈을 두 번이나 날려 먹었다. 한심한 놈 같으니. 항상 수영의 기본인 발차기와 팔 동작만 어설프게 배우고 수업에 나가지 않았으니 실력이 늘지 않아 다시 신청했다. 2017년도 새해 다짐으로 수영을 배워보겠다고 2월에 또다시 수영 초급반을 신청했다.
하지만 대참사. 시간도 넉넉하게 9시로 잡았건만 방학이라고 너무 늘어져서 매번 늦잠을 자고 또 겨울이라 너무 추워서 밖에 나가는 게 너무 싫었다. 정말 돈이 많은 것도 아니고 매번 가난에 허덕이면서 수영을 배워보겠다고 오기를 부렸는데, 어째 한 달을 다 가지 못했는지. 정말이지 바보다 바보.
그렇게 세 번의 실패를 겪고 수영을 완전히 잊고 지냈는데 최근에 친구랑 수영장을 다녀왔다. 50m가 되는 레일을 한번 또 한 번 그렇게 100m를 왕복하고 나니 정말 죽을 맛이더라. 체력도 체력이고 물을 너무 많이 먹어서인지 코가 너무 따가워서 혼났다.
나완 달리 친구는 쌩쌩하게 달리더라. 흡연을 안 하는 것도 있지만 내가 4,500미터를 돌 동안에 그 두 배인 1km를 헤엄쳤다. 자유형을 했다가 접영도 하고 개구리헤엄도 치고 아주 난리가 났다.
나는 그저 한 바퀴 돌고 쉬었다가 또 한 바퀴 돌고 쉬었다가. 그저 친구가 부러울 따름이다.
살면서 그럴 일은 없을 거라 생각하지만, 아니 없어야 하지만 만약에 물에 빠졌을 때 남이 구하러 올 것만 기다리는 건 너무 안일하지 않나 생각한다. 그래서 기본적인 물에 뜨는 것부터 어느 정도의 수영 실력을 갖추고 싶은 건 욕심일까.
끈기가 없어서 매번 수영 초급반에서 올라가지 못하는 나이지만. 조금 여유가 생기면 다시 수영을 배우고 싶다. 정말 자유형만 숙달하고 싶은 바람이다.
개인적으로 지금 배우고 싶은 것은 세 가지 정도가 되겠다. 수영, 복싱, 글쓰기이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잘 되서 부디 여유가 생겼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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