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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인간

2017. 11. 11 빼빼로데이에 교육이라니

by blank_in2 2017. 11. 13.

 핸드폰으로 알람을 맞춘다. 평소 일어나는 시간대로 알람은 맞춰져 있지만, 수정이 필요했다. 그 이유는 아침 7시에 메가박스에서 서비스 교육이 있기 때문이다. 역시나 큰 회사는 다르긴 다르구나. 메가박스에서는 정기적으로 매월 서비스 교육을 진행한다. 그때만큼은 오픈 미들 마감하고 중간 시간대의 모든 크루를 만날 수 있다.


(영화관인 만큼 선남선녀가 많음을 느낀다. 아침 7시면 다들 초췌할만도 한데 어찌나 다들 그렇게 미모가 눈부시던지)


 그렇게 아침 6시로 알람을 맞추고, 잠을 청하면 바로 잠자리에 들 수 있어야 하건만, 마감하고 집에 와서 씻고 핸드폰 좀 만지다 보면 쉽게 잠자리에 들지 못한다. 사실 아침 일찍 일어나야 한다는 생각에 조금 부담도 된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메가박스가 따로 쉬는 날이 있는 것도 아니고, 마감한 후 새벽에 모든 크루들을 모을 수도 없는 노릇이니 아침에 교육할 수밖에 없다.


 그건 그렇고 오늘이 대망의 빼빼로 데이다. 연인이 없는 나에게는 아무 의미조차 없는 날인데, 이렇게 빼빼로 데이를 챙기게 될 줄은 몰랐다. 빼빼로의 빼자도 자각하지 못한 나에게 그 전날인 10일에 친구가 연락이 와서는 자기 여자친구에게 선물 줄 빼빼로를 고르자고 하면서 알게 되었다. 정말 얄미운 친구이다. 군대를 제대하고 학교에 복학하면서 제대로 된 연애를 하지 못한 나로서는 그 친구가 얄미울 수밖에 없다.


(군대 병장 때 여자친구를 사귀더니, 제대하고 나서 학과 여자애로 갈아탔다가 또 아르바이트하는 여자와 사귀고, 지금은 또 다른 여자랑 만나고 있다)


 그 친구를 보고 있자니 연애가 참 쉬운 것 같은데 나는 왜 이런지. 정말 나만 안되는 연애이다. 아무튼, 이런 비애는 각설하고, 오늘 아침에 교육을 받고 나서 마감 크루들 끼리 회식을 가지기로 했다. 기존에 근무하던 마감 크루 두 명이 나가게 되었고, 신입 크루가 3명이나 들어와서 송별식 겸 환영회다.


 이런 회식에 술이 빠질 수 없기에 회식은 밤 12시 30분에 시작됐다. 당연히 마감을 빨리 마치고 바로 술자리를 가진 것이다. 1차는 치킨집, 2차는 경성 주막, 3차는 카페로 이어졌다. 다들 힘든 아르바이트를 끝내고 하는 회식이기 때문에 금방 지쳐서 헤어질 것이라 예상했는데, 내 생각과는 달리 아침 7시까지 이어졌다. 정말 체력들이 대단하다.


그리고 이 회식 날 동료 크루에게 빼빼로를 받았다. 물론 그런 의미에서의 빼빼로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감동이다. 누구에게 빼빼로를 받다니, 작년이나 재작년까지만 해도 학과 사람들이나 동생들에게 받긴 했지만, 올해에는 받을 건더기가 아무것도 없어 혼자 마트에 가서 빼빼로를 하나 사서 감성팔이를 할 수밖에 없을 거로 생각했는데, 정말 기쁘다.


 빼빼로데이를 기점으로 다가오는 크리스마스나 새해 등 기념일은 많은데, 그 기념일을 같이 보낼 수 있는 연인이 없다는 게 조금 슬프고, 조급한 마음을 가지게 된다. 물론 가족과 친구랑 보내는 것도 좋으나 사회로 나갔을 때 자연스러운 만남, 영화 같은 만남을 하고 싶은 나에게는 그 연인이 언제 있을까 항상 조마조마하다.


 17년이 끝나기 전에 나에게도 인연이 찾아오기를 바랄 뿐이다. 새벽에 일어나 교육을 받고, 힘든 마감 업무에 다음날 7시까지 이어진 회식, 정말 몸이 죽어 나가는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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