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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인간

2017. 11. 13 피곤함의 끝

by blank_in2 2017. 11. 15.

 나란 놈이 참 웃긴 게, 혼자 있으면 그렇게 외롭다가도 조금이라도 약속이 생기거나 다 함께 하는 일이 생기게 되면 그게 참 싫다. 불편하고 피곤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집돌이처럼 매일 집에만 있자니 외롭고 밖에 나가서 놀고 싶어 하고, 막상 밖에 나가서 친구를 만나고 수다를 떨거나 게임을 하거나, 또는 술 한잔 걸치면 그게 그렇게 피곤하고 힘들어서 귀찮아한다. 핸드폰으로 카톡 하는 것조차 싫어한다. 그게 감정이 소모돼서 그런 걸까.


 그래서 지금까지 겪어오면서 느낀 건데, 일주일 내내 집에 있는 것은 외로워서 안 되겠고, 적당한 기준은 일주일에서 1~3일 정도는 밖에서 놀고, 나머지는 집에서 시간을 보내는 게 최고다. 사실 3일도 정말 많다. 최대치로 3일을 정했을 뿐 연속으로 3일을 밖에서 논다면 내 몸은 아마 견디지 못할 것이다.


(엠티나 수련회 등의 2박 3일 같은 행사의 경우에는 정말 힘들었다. 거기서 자는 건 자는 게 아니었고, 다 같이 단체로 잔다는 게 너무 싫었다. 그나마 수학여행은 호텔 같은 곳에서 2인 1실이라서 그나마 나았다)


 작년 집행부를 할 때는 거의 죽다시피 한 것도 있고, 체력이 좋아서 그나마 버텼지만, 그래도 체육대회니 엠티니 세미나니 하는 것들 때문에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 아마 그래서 2학기 때에는 별다른 행동 없이 조용히 살았던 것도 있다.


 아무튼, 지금 내 몸의 상태가 말이 아니다. 별 생각 없었는데 한 주에 약속이 무려 풀로 채워진 것이다. 말이 되는가 일주일에 약속이 일주일이나 있다는 게 말이다. 그렇다고 무작정 약속을 취소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게다가 아르바이트도 해야 하니깐 앞이 막막해지더라. 일단은 무작정 만나기로 했다. 


 수요일에 친구를 만나 점심을 먹고, 같이 수영장에서 수영했다. 목요일에는 중학교 동창 친구를 만났고, 금요일에는 졸업한 대학생 친구와 휴학한 동기를 같이 만났다. 그리고 그날 밤에는 여자친구 선물을 준비한다는 친구를 만나 같이 술 한잔 했다. 토요일 새벽에는 아르바이트 교육이 있었고, 그다음 밤에는 마감 크루들끼리 회식을 가졌다. 일요일엔 공인중개사를 준비 중이던 친구를 만나 밥을 먹고 술 한잔했고, 월요일에는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남자 동갑 크루끼리 술자리를 가졌다.


구구절절 써 내려가다 보니 술이 절반이다. 이렇게 하루를 보내고 나면 다음 날 피곤함이 극에 치닫는데, 그걸 쉬지도 못하고 또 밖에 싸돌아다니니깐 문제다. 같이 일하는 메가박스의 동생이 나보고 그러더라. 처음 들어왔을 때보다 왜 이리 수척, 피곤해 보이냐고. 다크서클이 턱끝까지 내려와 보인다고 하더라. 메가박스 일이 많이 힘들어요? 라고 묻는데 참…. 할 말이 없더라.


 내 체력의 문제가 내성적인 성격 때문도 있겠지만 담배 또한 큰 비중을 차지할 듯싶다. 그저 약한 거 찾아서 핀다 해도, 한 개비 피웠을 뿐인데 머리가 핑 돌면서 어지러운 것은 선천적으로 내가 담배랑 맞지 않아서 인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몸에 안 좋을 걸 느끼면 끊을 생각을 해야겠지만, 생각을 안 해본 것은 아니고, 아니 끊어야겠다는 생각을 정말 자주 하는데 쉽사리 끊지 못하는 게 문제다.


 고민거리도 많고, 걱정할 거리나 불만, 욕심이 너무나 많아 항상 스트레스를 받는데, 그럴 때마다 담배를 피우다 보니 쉽게 끊지 못하는 것 같다. 조그마한 스트레스에 바로 담뱃갑부터 찾으니 말이다.


 지금 하는 금연 다짐은 하나이다. 돈을 많이 벌게 된다면 담배를 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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