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나에게 가장 먼저 '이' 말을 해주고 싶다.
"여전히 글을 쓰고 있어서 다행이다."
만약 글 마저도 계속 쓰고 있지 않았다면, 나는 미쳤을 테니까.
하루하루를 좀먹어 오는 불안, 걱정, 두려움, 우울, 짜증, 분노...
이뤄 다 말할 수 없는 그 모든 것들을 풀어낼 재간 따위 나에겐 없었다.
다행히 글이 있었고, 그래서 글을 썼다.
그렇지만 한 번 써 내려 갈긴 글은
마치, 술을 마시고 주정을 부렸던 흑역사처럼 부끄럽게만 느껴져 좀처럼 다시 꺼내보는 일은 없다.
그러다 최근 우연한 계기로 25살에 썼던 일기를 읽었다.
꽁꽁 감추어 두었는데 판도라의 상자를 연 것이다.
그러자 정말이지 조금씩 잦아들고 있던
나의 열정과 욕망, 그리고 꿈이 다시금 피어나는 게 아닌가.
이 나이에 그래도 되는 걸까 싶지만 말이다.
지금 과거의 나를 메꾸기 위해 애쓰며 하루하루를 보낸다.
삭막하고 어둡고 암울할지언정 그래도 포기할 수는 없다.
여기 남기는 나의 첫 일기가 장래에 밝은 내가 읽으며 추억하기를 기도해 본다.
- 25살 당시 -
2017.10.20 - [글/인간] - 2017. 10. 19 첫 티스토리 블로그를 장식하며.
지금의 모습을 그때의 네가 봤으면 실망하며 좌절할까, 아니면 축하하고 응원해줄까.
25살의 나는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를 다닐 때를 추억했지만,
지금의 나는 그 시절들 마저 기억이 잘 나지 않는 나이가 되었다.
무엇이 변했을까. 여전히 스트레스에 잠을 이루지 못하고
나이를 먹었음에도 대인관계가 어려운 건 바뀌지 않았다.
오히려 사람에 진심이 었던 그때와는 달리 이젠 약아진 것 같달까.
누군 그게 눈치라 말하며 사회에 적응하는 것이라 하는데,
아마도 나는 부적응자인가 보다.
재미없다.
게다가 그때의 빚은 아직도 다 갚지 못했다.
오히려 시간과 함께 씀씀이마저 같이 커버리는 바람에
이젠 지출을 체계적으로 관리하지 않는다면 영원히 은행사의 노예에서 벗어나질 못할 듯하다.
젠장!
이런 돈 문제로 엄마와도 수차례 싸웠는데,
아직도 그놈의 보험 때문에 예나 지금이나 어머니를 이해할 수 없다.
그런데 이런 부모님에 대한 악감정이 내가 못나서 그런 건 아닐까...
하고 생각의 똬리를 트는 순간!
극도로 암울한 내면과 마주하게 돼버리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비관적인 얘기만 끄집어내긴 했지만,
그래도 내가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네가 안다면,
나를 그렇게 꾸짖진 않겠지.
못다 한 말은 차차 풀어나가자.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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