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액션, 드라마 / 15세 관람가 / 135분
2012. 07. 25 / 관객수 1,200만 기록(박스오피스 기준)
감독 : 최동훈
출연 : 김윤석(마카오박), 김혜수(팹시), 이정재(뽀빠이), 전지현(예니콜), 오달수(앤드류), 김수현(잠파노), 김해숙(씹던껌)
최동훈 감독의 필모그래피
2000년, 임상수 감독의 영호 <눈물>의 조감독으로 충무로 생활을 시작했다. 2004년 <범죄의 재구성>이 흥행에 성공하면서 주목받는 감독으로 떠올랐고, 이어서 <타짜>, <전우치> 등이 연속해서 흥행에 성공해 지금은 충무로 최고의 흥행감독으로 불린다.
그의 영화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을 잘 살펴보면, 사기꾼, 도박꾼, 도인에 이번에 도둑들까지 하나같이 매력적인 캐릭터들을 잘 묘사해낸다. 그래서 이런류의 영화를 캐릭터 무비라고 말하기까지 한다. 그만큼 영화 속 캐릭터가 자연스럽게 살아 움직여 관객들에게 거부감을 주기보다는 영화에 집중시키게 만든다.
(이번 도둑들에 등장하는 주연은 무려 8명이나 되지만, 그런데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산만한 느낌을 주기보다는 각자의 매력이 잘 발산되어 통일성 있는 모습을 보였다)
끝으로 최동훈 감독이 영화인을 꿈꾸는 학생들에게 강의한 말을 덧붙이면 "캐릭터가 많아야 이야기가 조금이라도 달라 보이고 뻔해 보이지 않는다"며 캐릭터가 많은 영화를 고집하는 이유에 관해서 설명한 적이 있다.
돋보이는 캐릭터와 캐스팅
앞서 말했다시피 캐릭터들이 돋보이는 영화다. 그런데 그 캐릭터를 연기하는 배우들 또한 너무 매력적이어서 더욱 빛났다. 위에 소개한 주연 배우들만 보더라도 김윤석, 김혜수, 이정재, 전지현, 오달수, 김수현... 한국에서 너무나 유명한 배우들이라 만약 영화 자체의 내용이 별로였더라도 팬심에 의해 손익분기점은 넘기지 않았을까.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힐때 옆에 있었던게 도둑이야."
마카오 박, 전체적인 계획을 수립하고 지휘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아마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 볼 수 있는 게, 제각각 어디로 튈지 모르는 성격의 도둑 멤버를 데리고 영화의 시작부터 끝까지 이끌어간다.
계속해서 장점만 얘기하고 있는 것 같지만 사실 영화 속 많은 캐릭터가 단점이 될 수도 있다. 너무나 많은 캐릭터에 그들의 가지각색의 모습은 정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생생한 인물묘사를 원했지만, 관객들에게는 난잡한 인물들로 기억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캐릭터를 연결하는 구성과 짜임새가 매우 중요하다.
(도둑들을 보고 "일일이 탄력을 부여하며 공 10개를 흥미진진하게 저글링한다."라고 이동진 기자가 말한 적 있다)
10인의 도둑, 그리고 1개의 다이아몬드
10인의 도둑, 1개의 다이아몬드 그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거창한 시작이다. 그래 봤자 도둑질을 하겠다는 말이다. 먼저 한국에서 한팀으로 활동하고 있는 뽀빠이와 예니콜, 씹던껌, 잠파노가 미술관을 터는 모습이 등장한다. 하지만 겨우 이 정도로는 시시하다. 그런데 과거 파트너였던 마카오 박이 홍콩에서의 계획을 들고 등장한다. 거기에 막 출소한 팹시가 합류하면서 규모는 더욱 커진다.
한 팀이라지만 방심은 근물! 서로서로 배신에 배신을 거듭해 나가면서 거의 배신이 판을 치는 수준이다. 그런데 거기에 러브라인까지 등장한다. 간간이 양념을 더 하는 유머도 빠지지 않는다.
마카오 카지노에 숨겨진 희대의 다이아몬드 '태양의 눈물'에 얽히고설킨 이야기. 서로 협력해서 훔치기 위해 모였지만 각자의 목적은 서로 다른 도둑들의 이야기이다.
오션스 트웰브?!
누가 말한다. "이 영화 오션스 영화 시리즈와 많이 닮았는데?" 그렇다. 아주 비슷하다. 그런데 어떻게 보면 케이퍼 무비 특성상 비슷할 수밖에 없다. 강도, 강탈을 주로 다루는 도둑영화다 보니 어느 정도 비슷한 건 어쩔 수 없다.
<오션스 일레븐>을 비롯한 오션스 영화 시리즈는 다수의 범죄 전문가들이 모여 한탕을 계획하는 전형적인 케이퍼 무비로 <도둑들>과 흡사하다. 이를 두고 몇몇은 "오션스 12 흉내 낸 거 같아.", "오션스 일레븐의 모방작" 이라 비난한다.
하지만 이에 "카지노를 털면 모두 오션스냐?"라고 반박하며 서로 전달하는 메시지가 다르다고 말한다. <도둑들>은 카지노의 금고를 터는 것 후에서 펼쳐지는 인물의 내막과, 그 후의 이야기가 <오션스>와는 완전히 다르다고 주장한다.
<도둑들>은 말한다.
"도둑은 도둑일 뿐"
(최동훈 감독은 <오션스 일레븐>과는 다른 식으로 가려고 고민을 많이 했다고, 사랑과 우정, 배신과 음모 등을 담으며 한탕 잘하고 끝난 도둑들의 이야기를 하고싶었다고 말했다)
"1급 오락영화를 만들고 싶다."
최동훈 감독의 포부. "1급 오락영화를 만들고 싶다." 이는 이미 이뤘다고 말할 수 있겠다. 관객 수가 증명하고 있으니 말이다. 물론 관객 수만이 아니라 영화 자체만 보았을 때도 매력적인 캐릭터와 배우, 뻔하지만 뻔하지 않은 스토리에 눈을 호강시키는 액션 장면, 오락영화에 필요한 요소들을 두루 갖추고 있다.
한 마디로 지루하지 않게 영화를 보았다면 오락영화로 충분한 것 아닌가 생각한다. 핸드폰으로 시간을 확인하지 않게끔 만드는 빈틈 없는 오락 영화. 머리가 무거울 때 가벼운 마음으로 본다면 충분히 만족할 수 있을 것 같다.
(<도둑들>로 1급 오락영화를 만들고 싶었다는 최동훈 감독, 그는 관객들에게 영화를 보는 즐거움을 맛보게 해주고 싶어 끝으로 갈수록 오히려 예측이 안 되는 변화무쌍한 스토리로 가려고 했으며, 더불어 감성이 결합해 서스펜스와 낭만이 있고, 여러 장르가 섞인 영화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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