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

7번방의 선물 (Miracle in Cell No.7, 2012) 정의의 이름으로 아빠를 용서하겠습니다.

by blank_in2 2017. 11. 20.


  • 코미디, 드라마 / 15세 관람가 / 127분
  • 2013. 01. 23 / 관객수 1,200만 기록(박스오피스 기준)
  • 감독 : 이환경
  • 출연 : 류승룡(용구), 박신혜(큰 예승), 갈소원(어린 예승), 오달수(소양호), 김정태(강만범), 정만식(신봉식)

실화 바탕?! 영화 제작 과정



 이 영화는 1972년 9월 27일 강원도 춘천시 우두동에서 춘천경찰서 역전파출소장의 초등학교 2학년인 9살 딸이 강간 살해당한 사건의 범인으로 무고한 사람을 고문하여 허위자백을 받아낸 사건 일명 '춘천 강간살인 조작 사건'을 기반으로 제작되었다. 


 하지만 실화 바탕의 영화라고 하기에는 많은 부분이 각색되어 참고나 모티브 수준으로 볼 수 있겠다. 그리고 작품 자체에 리얼리티보다 판타지적인 요소가 많이 등장한다.


(실제 사건의 주인공은 2007년 무죄 판결을 선고받고 배상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7번방의 선물>은 예승이의 생일에서 딴 <12월 23일>이 원제목이었다고 하며 개봉에 맞추다 보니 제목이 바뀌었다고 한다. 개봉이 미뤄진 이유에는 2012년 12월 태풍 볼라벤의 영향이 컸다. 시나리오는 2008년부터 쓰기 시작했으며 이환경 감독의 딸 '이예승'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한다.


(작품에 등장하는 예승이 딸의 이름에서 가져온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주인공은 용구의 이름도 감독의 친구 이름에서 가져왔다)


뻔한 스토리, 억지 설정의 판타지적 신파 영화.



 개봉 시기가 늦어지기는 했지만 그래도 천 만 명 이상의 관객이 영화를 보러왔다. 그만큼 추운 겨울에 가슴이 따뜻해지고, 또 한쪽이 뭉클거리게 만드는 감동적인 영화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두가 만족스럽게 영화를 본 것은 아니다.


 "너무나 단조롭고 뻔한 이야기였다.", "상업영화의 한계를 보았다.", "작위적이고 평면적인 스토리, 어쩔 수 없는 신파극" 등의 비판도 많았다. 개인적으로 한국 영화 중 가족의 사랑을 다루는 스토리는 너무나 많아서 진부함을 느끼기 쉽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사실 가족의 슬픔과 사랑을 주제로 하는 영화가 신파극이라는 비판을 받지 않기란 정말 어려울 것이다.


 물론 스토리 외에도 억지스러운 장면도 있었다. 극 중에 등장하는 열기구나 예승이가 감옥에 들어오는 것 등은 사실 불가능한 일이다. 이를 누군가는 하나의 영화 판타지로 볼 수도 있고, 아니면 리얼리티가 떨어지는 억지 설정으로 몰입감을 방해받을 수도 있겠다.


 가족의 사랑 이야기로 눈물을 흘렸으나, 개연성과 작위적 억지 설정에 불편함도 있다. 


배우들간의 앙상블, 연기의 하모니 그리고 류승룡



 작품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렸으나, 관람객이나 평론가들이 동일하게 하는 말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배우들의 연기력에 관해서다.


 관람객 중 최다 공감을 얻는 두 명의 글을 가져와 보면 "영화는 뻔했고 설정은 억지였다. 하지만 그걸 살려낸 배우들이 대단한 영화이다.", "천만 관객을 끌어모은 것은 오직 배우들의 힘이다." 또 영화평론가나 기자도 배우들의 연기력을 칭찬했다.


 그중 가장 많은 찬사를 받는 배우는 바로 '류승룡'이다. 류승룡은 많은 영화에 출연함과 동시에 화려한 수상 실적을 가지고 있어 이미 한국에서 실력을 인증받은 배우이다. 하지만 <7번방의 선물>의 용구 역은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극 중 '이용구'는 6시 지능의 지적 장애인이기 때문에 이런 역할을 관객들이 과하지 않고 적당히 받아들일 수 있도록 자연스럽게 연기하는 게 얼마나 어렵겠는가. 그걸 류승룡이 해낸다. 


 그리고 류승룡 옆에서는 천만 요정으로 불리는 오달수부터 정진영, 박상면 등 배우들이 함께 조화를 이루어 아름다운 앙상블을 보여준다.




고증 오류부터, 갖가지 논란!



 역사 영화가 아니기 때문에 고증같은 경우에는 그렇게 크게 논란이 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한때 말이 많았던 3가지만 다루어 보고자 한다.


 먼저 고증 오류이다. 사실 교정직에 대해서 잘 모르는 사람들이라면 파악하지 못하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였을 부분이다. 그건 바로 재소자들의 두발과 교도관들의 복장인데, 작중 시점인 1997년에는 재소자들의 두발 제한이 있었음에도 머리가 아주 길다. 그리고 교도관들은 정장형 근무복이 아닌 당시 군복형 근무복을 착용했다.


(재소자들의 두발 자유와 교도관들의 정장에 넥타이형의 근무복은 2000년이 지나서 도입되었다)


  두 번째는 범죄자 미화 논란이 아니냐는 말이다. <7번방의 선물>에서 용구의 억울함을 풀어주기 위해서 교도소 안에서 함께 생활하는 재소자들이 힘을 합쳐 용구를 도와준다. 여기에서 재소자들을 의리 있고, 멋있게 표현한 미화가 문제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공감해 주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이미 15세 관람가로 제한을 걸어놓았고, 또한 어린아이들의 경우에는 부모의 동의 없이는 볼 수 없기 때문에 성인의 지도가 있으면 충분하다는 의견이다.


 마지막으로는 경찰이 속앓이했다는 일이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전 국민의 5분의 1이 본 영화 속 경찰이 부조리한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다. 국민을 보호하는 역할의 경찰이 오히려 인권을 억압하고 일방적으로 유죄를 강요하는 모습에 영화인 것을 알지만 말 못 할 속앓이를 겪은 것이다. 또 <7번방의 선물>뿐 만이 아니라 다른 영화에서도 경찰의 이미지가 안 좋게 비치는 게 많아 불편한 심기를 보였다.


수치상으론 1,000만 영화, 갈리는 호불호



 완벽한 영화는 없다. 누구에게나 재밌고, 감동적이며 만족스러운 영화는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7번방의 선물>도 그렇다. 수치상으로 1,00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이기에 큰 흥행에 성공했다고 할 수 있으나 그것으로 영화 자체를 평가하는 잣대가 될 수는 없을 것이다.


 류승룡, 오달수, 김정태 등 배우들의 연기력에 캐릭터에 몰입해서 보느라 눈물이 끊이지 않았다는 사람도 있고, 영화 초반부터 후반부에 이르기까지 너무나 뻔한 스토리에 억지로 눈물을 짜내려고 해서 기분만 나빴다는 사람도 있다. 


(열기구 장면에서 많은 사람이 폭발했다고 한다)


 마지막 모의 국민재판에서 용구의 무죄가 밝혀지는 장면을 끝으로 영화는 막을 내린다. 그리고 영화관에는 시원하게 눈물을 쏟아낸 사람과 억지 설정과 스토리에 실망하며 그저 배우들의 연기에 만족하는 사람으로 나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