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밤 9시도 되기 전에 채 잠이 들었다. 그간 피곤한 것도 있었고, 매번 마감 아르바이트를 끝내고 집에 도착해서 잘 준비를 하면 적어도 2시였기에 상당히 이른 시간에 잠자리에 든 것이다. 사실 밤잠이 많아 밤새기나, 밤 늦게 도록 술을 먹거나 하는 것은 피곤해서 잘 하지 못하고 적어도 12시에는 잠자리에 드는 습관이 있었는데, 그간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다.
거의 저녁 먹고 나서 8시쯤 잠자리에 들었으니까 정말로 오래간만에 일찍 잤다. 무슨 꿈을 꾸었는지는 생각나지 않으나 아마도 편안한 꿈을 꾸었으리라 생각이 든다. 그렇게 푹 자고 일어나니 새벽 6시였다. 시간상으로만 계산하면 대략 10시나 잠을 잔 것이니 정말 오래도 잤다. 너무 오래 누워 있어서 머리가 아플 정도. 그리고 배도 아주 고팠으니 알람은 필요도 없이 자동으로 일어났다.
아침으로 먹을 콘프라이크와 사과 한 개를 책상 위에 준비하고 노트북을 켰는데, 인터넷을 보자마자 생각지도 못한 뉴스를 접했다. 바로 수능이 일주일 연기됐다는 것이다. 나야 뭐 수능이랑은 거리가 멀다지만 그래도 내 주위에는 아직 수능을 준비하는 사촌 동생도 있고, 이번에 수능을 다시 친다는 21살 동생도 있어서 수능 잘 치라고 응원카톡도 보냈었는데, 수능이 연기됐다니 얼마나 혼란스럽겠나 싶다.
(수험 공부를 해본 사람들이라면 그 당시 얼마나 예민해지는지 정말 잘 알것이다)
그것도 수능 전날 밤에 뉴스로 알려졌다니 보통 사람들은 관심이 없었다면 수능이 연기되었는지조차 몰랐을 것이다. 나 또한 아침에 뉴스를 보고 알았으니 말이다. 수능이 연기된 가장 중요한 원인은 바로 포항에서 일어난 지진 때문일 것이다. 창원에 거주하고 있는 나도 약간의 지진 여파를 느꼈었는데, 별로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아직은 한국에 지진으로 큰 피해를 본 적이 없어서 인지 모르겠지만 최근 들어 지진의 피해가 커지고 있음을 느낀다.
(한 때 안전불감증이나, 경각심이 부족하다는 글이 많았다)
작년 경주의 강한 지진을 느끼고서는 이제 한반도도 지진으로부터 안전하지 못하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포항 지진 피해를 보니 어마어마하다. 부디 많은 사람이 다치지 않고, 신속히 피해를 복구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또 자신의 그간 공부를 평가받는 수능을 준비하는 고등학생 3학년들도 마음고생이 심할 것이고, 이번 지진으로 재난을 겪은 포항 시민분들도 아주 많이 힘들실 거라 생각이 들어 괜히 나도 마음이 무겁다. 포항에 구호 물품을 전달하고 있다지만 어디 그게 충분하겠는가. 이미 상처를 받은 사람의 마음을 처음 처럼 되돌리기란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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