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는 메가박스에서 4일 일하기로 되어있다. 요일은 수요일, 목요일, 토요일, 일요일이다. 이는 내가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아르바이트생을 관리하는 매니저님이 근무 일정표를 만들어 공고하는 형식이다. 보통은 주 4일에서 5일을 출근하게 되어있다. 그런데 저번 주에는 마감조 아르바이트생이 넘쳐나 주 3일 일하기도 했다.
그렇게 한번 짜인 스케줄은 크루들 마음대로 바꿀 수는 없다. 아마 이는 메가박스만 아니라 다른 아르바이트장에서도 그럴 것이다. 그런데 메가박스의 경우에는 "매니저님 저 약속이 있어서 이날 출근할 수 없어요."라 말하는 거로는 부족하다. 일단 자신의 근무 날에 대신 출근할 사람을 미리 구해야 한다. 정 능력이 부족한 경우에는 어쩔 수 없지만 대체로 자신과 친한 사람에게 부탁해서 출근 날짜를 교환하는 편이다.
나 같은 경우에도 같이 일하는 마감조 크루들 중에서 그날 출근하지 않는 친구에게 연락하고 날짜를 바꾼다. 화요일부터 과음으로 시작해서 그저께와 어제인 수요일, 목요일을 너무나 피곤하게 보냈기 때문에 금요일인 오늘은 휴무 날로 푹 쉬어야 했다. 하지만 그게 어디 마음처럼 되는가! 오늘 나는 출근을 해야만 한다.
이게 무슨 말인가 하면은 나의 친구 때문이다. 작년부터 화학 교사를 준비 중이던 친구가 올해 11월 25일 토요일에 시험을 치른다. 몇 년이나 준비한 만큼 만반의 준비를 다 해 1차 시험을 칠것이고, 그다음 날인 일요일에 작정하고 마셔보자 하는 계획이 만들어졌다. 그런데 나는 일요일 밤 메가박스에서 마감 아르바이트를 해야 하니 문제다. 마감은 적어도 새벽 12시 30분은 돼야 마칠 것인데, 그러면 너무 늦다. 다음날이 월요일이라 출근해야 하는 친구가 2명, 학교 수업을 가야 하는 친구가 나를 포함해서 2명 그리고 약속이 있는 주인공 한 명. 그렇다. 12시 반은 너무 늦다.
그래서 근무 교대 신청서를 제출했다. 원래라면 일요일에 출근해야 하는 것이지만 금요일로 바꾸었다. 그래서 지옥의 스케줄인 수 목 금 토 4일 연속 출근이 결정되었다. 안 그래도 피곤해 죽겠는데, 아르바이트를 연속으로 출근한다는 것만큼 끔찍한 것은 없지만 일요일에 친구를 만나 회포를 풀 수 있다는 희망이 있어 절망적이지 않았다.
사실 다음 주에 이보다도 더한 일정이 잡혀있는데, 아주 불안 불안하다. 마음 같아서는 블로그에 일기 한편씩은 꼭 쓰고 싶은 마음이지만 아침 7시 40분부터 밤 12시 30분까지 아주 빡빡한 스케줄이기 때문에 몸이 버틸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돈을 벌고자 하는 일이지만 몸과 머리가 이렇게 힘들고 피곤하니 돈이 무슨 소용이 있나 싶기도 하다.
취직을 재촉하는 부모님과 더디게 진행되는 일에 마음이 갑갑하다. 하루빨리 성공하고 싶은 마음은 간절하나 어떻게 하루아침에 그런게 이루어지겠는가 말이다. 이제 12월 한 달 남았다. 그러면 25살도 끝이다. 이젠 정말로 철들 나이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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