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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인간

2017. 11. 25 퇴직, 재계약 실패

by blank_in2 2017. 12. 1.

 11월 1일 메가박스 마감 크루로 신입 3명이 들어왔다. 기존에 근무하던 크루 한 명이 군입대를 문제로 퇴사하고, 또 한 명은 학과 생활이 바빠져 퇴사한 것이다. 그래서 마감조 인원이 3명밖에 남지 않아서 인력 보충이 절실히 필요했다. 그래서 들어온 신입과 기존 크루들을 다 합쳐 마감 조는 총 6명이 되었고, 이젠 과할 정도로 많아졌다. 원래 주 5일을 기본으로 했었는데, 신입 크루가 3명이나 들어오고 나서는 주 3일 일한적이 있을 정도니 말이다.


 먼저 메가박스에 입사하게 되면 한 달 계약을 한다. 지점마다 다른지는 잘 모르겠으나 이는 아르바이트생 입장에서나 고용주 입장에서나 당연한 처사라 생각한다. 

 고용주 입장에서는 피고용인이 업무를 처리하는 데 있어서 능력이 충분한지, 그리고 앞으로 계속 계약을 할지 확인할 시간으로 볼 수 있고, 아르바이트생 입장에서도 자신이 일하는 곳이 잘 맞는지, 적합한지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느 한쪽이라도 맞지 않으면 한 달 계약 이후 재계약을 하지 않으면 되니 얼마나 합리적인가. 물론 대부분의 크루들이 면접을 치르고 타인과의 경쟁에서 이겨서 뽑힌 사람들이기 때문에 한 달 계약 후 5개월 계약은 사실 형식적인 것이나 다름이 없다. 1년 넘게 메가박스 메아리서부터 크루로 아르바이트한 동생에게 물어봐도 재계약을 하지 못한 크루는 거의 본적이 없다고 했다. 하지만 이번에 이변이 일어났다. 신입 크루 2명이 재계약을 하지 못한 것이다. 그것도 마감조 2명이다.


 오늘도 평상시와 같이 마감 근무를 하는 중이었다. 토요일이기 때문에 마감 조에만 4명이 출근했는데, 기존 크루 2명과 신입 크루 2명 이렇게 출근했다. 영화가 한편씩 시작되고, 시간은 흘러 흘러 마지막 영화 상영보고를 하고 퇴근을 할 때였다. 리터기에 출퇴근 카드를 찍자 매니저님이 신입 두 명을 불렀다. 사실 어느정도 직감은 했었다. 하지만 그게 현실로 이어질까라는 의문은 가지고 있었기에 당황스러운건 어쩔 수 없다.


 "옷 갈아입고, 잠깐 사무실로 올래?"


 그 이유는 당시에는 알지 못했으나 다음날 올라온 다음 주 근무스케줄 표를 보고서야 알 수 있었다. 내가 직접 보거나 듣지 못했기 때문에 무슨 말이 오갔는지는 알 수 없지만, 신입 두 명이 재계약을 하지 못한 것은 알 수 있다. 다음 주 근무스케줄 표에 뚜렷하게 '퇴사'가 적혀져 있으니깐 말이다.


 참 허무하다. 거의 한 달을 가까이 지내고 일을 가르쳤는데, 이대로 나가버리다니. 그간 정도 들고, 앞으로도 같이 잘 지내고 싶은 마음이 가득했는데 이대로 무너져 버린 것이다. 고객들이 몰리고, 전체적인 마감 업무에 일의 강도가 절대 낮지 않다. 그래서 마감 크루들끼리 으쌰으쌰 하면서 서로 도와주며 협동해 나가야 한다. 그런데 이렇게 갑자기 두 명이나 퇴사하게 됐으니 정말로 안타깝다. 


 그리고 당사자들의 심정을 오죽할까.


 갑자기 비정규직이 정규직으로 전환하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한다는 기사들이 생각난다. 꼭 비정규직만이 아니더라도 갑작스러운 통보로 해고나 계약파기 등은 얼마나 가슴이 아플까. 사회가 녹록지 않음과 가혹함이 두드려진 하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