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의환향, 말뜻을 그대로 읽으면 비단옷을 입고 고향으로 돌아옴을 의미하며 좀더 해석을 해보면 집을 나가 밖에서 성공을 거둔 후 사람들의 환영을 받으며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고 볼 수 있겠다. 지금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공시생들에게 시험의 합격이야말로 금의환향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중, 고등학교 화학 선생님을 준비하고 있는 훈정이는 3학년 때 처음 시험을 쳤었고, 올해 4학년 졸업을 앞두고 또 시험을 치른다. 그 날짜는 바로 어제 11월 25일 토요일이었고, 시험 잘쳤냐는 카톡에 그는 말했다.
"수석을 노리고 있다"고
참 패기롭고, 대단하다. 많은 유혹이 있었을 텐데도 꾸준히 그리고 성실하게 공부를 한 것이 내 친구지만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남들이 다하는 흔한 게임이나, 술, 담배조차 하지 않고, 오로지 자신의 목표만을 향해서 노력한다는 게 어디 쉬운 일인가. 이번 1차 필기시험 이후에 2차 실습이 있겠지만, 아무튼 1차 시험에서 저렇게 당당히 수석을 생각한다고 말하는 게 자신감이 없으면 나올 수 있는 말이겠는가.
어제 창원으로 내려왔다는 훈정이는 당일은 부모님과 시간을 보내고, 오늘 나를 포함한 중학교 친구들과 만나기로 했다. 사실 훈정이와는 초등학교 동창이기도 하나 한 번도 같은 반이 되어본 적이 없어 서로 얼굴만 아는 정도였다. 그러다 중학교에 들어와서 정확히 무슨 일을 계기로 친해진 것인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같이 농구도 하고 밥도 먹고 PC방도 가고 하면서 자연스레 어울렸던 것으로 생각한다.
오늘 밤 6~7시쯤 사이에 만나 저녁을 먹고 가볍게 술 한잔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늦게 먹은 점심이 소화되지 않아서 가기로 했던 돼지고기 무한리필 집은 생략하고 곱창집에 들어가서 저녁 겸 술을 바로 먹기로 했다.
사실 훈정이를 안 본 지 그렇게 오래되진 않았다. 이번 8월에 대학교 2학기가 시작하기 전 같이 만나서 술 한잔을 했었고, 오늘 만나는 것이니 거의 3개월 만이다. 그간 시험 스트레스로 힘들었을 정훈이 생각에 술은 생각보다 잘 들어갔고, 가볍게 마시려 했던 계획은 저 멀리 날아가 버렸다.
1차로 들어갔던 곱창집에서 안주는 돈을 생각해서 가볍게 메인 하나 사이드 하나 하지만 절대 술은 가볍지 않다. 아직 1차라 친구들이 다 모인 것도 아닌데 맥주 2병에 소주 2병이 사라졌다. 3명이 마신 것이라 1인당 한 병은 안 될지라도 소맥으로 마시다 보니 취기는 순식간에 올라왔다.
저녁 9시쯤 돼서야 친구들이 다 모였고, 우리는 그간 못했던 이야기를 하기 위해 조용하면서도 안주가 싸고 양도 많고 무엇보다 맛있는 곳으로 이동했다. 사실 이야기라고 해봤자 맨날 만나서 하는 거라고는 여자 얘기, 취직 얘기, 돈 문제, 미래, 꿈 등 매번 똑같은 레퍼토리다. 하지만 그런 걸 숨김없이 얘기하다 보면 아 얘가 뭘 하려고 하는구나 무슨 고민이 있구나 하며 서로 공감해주고 이해해주는 게 좋다. 친구들을 만나면 평소에 쌓였던 고민 걱정 같은 스트레스가 사라지고, 또 목표를 향해 달릴 수 있게 도와주는 기폭제 같은 역할을 해준다.
물론, 술이 좀 과하게 들어가는 게 문제긴 하지만 그만큼 이 술자리가 끝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강해서라 생각한다. 시간이 멈추고 영원히 함께하고픈 친구들아 우리 앞으로도 변치 말고 사이좋게 지내자. 그리고 열심히 해서 꼭 성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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