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 시각이 얼마 남지 않았음에도 여유로운 움직임. 분명 시간은 촉박함에도 나는 여유롭게 담배를 한 대 태운다. 그리고는 외투를 챙겨입고, 밖으로 나가 버스정류장 바로 옆, 집에서 겨우 1분 거리에 있는 택시 정류장을 향해 발걸음을 옮긴다.
이번 달만 하더라도 택시비만 적어도 5만 원 이상 사용한 것 같다. 무슨 금수저 집안도 아니고, 그렇다고 꼭 택시를 타야만 하는 상황도 아니었는데, 지금 돌이켜 보면 돈을 너무 막 쓴 것 같아 후회스럽다. 매번 약속시간에 늦지 않게 30분만 더 일찍 준비했었다면 택시를 굳이 탈 일이 없었을 터인데, 항상 뭉그적거리고 잠이 많아 허둥지둥하다 보니깐 택시를 자주 탔다.
매번 4천 원, 5천 원씩 택시비를 사용하다 보니 지갑에 먼지밖에 더 쌓이겠는가. 돈을 좀 아낄 줄 알아야 하는데 말이다. 한심하긴 이젠 월급이 들어오면 용돈 기입장이라도 만들어야 할 판이다. 매번 돈 부족에 허덕이는 모습을 보자니 돈이 어디로 사라지는지도 잘 모르겠고, 좀 더 돈을 소중히 하기 위해서 초등학생 때에나 썼던 용돈 기입장이 절실해지는 요즘이다.
입금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 한 달에 한번 아르바이트 월급을 받는 날 하나뿐이라 매번 까먹지도 않고 잘 챙기니깐 말이다. 하지만 지출은 어디서 일어나는 건지 눈 깜짝할 새에 만원이 사라지고, 또 잠깐의 쇼핑으로 3, 4만 원이 금방 소요된다. 이젠 조금의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느낀다. 미래를 위해서 저축도 해야 할 테고, 매번 이렇게 펑펑 쓰다가 정작 중요한 일이 생기면 어쩌려고 이러는가. 꼭 돈을 써야 할 일이 생길 수도 있는데, 몇 걸음 앞을 보지 못하고 당장의 일만 보고서는 돈을 낭비해서는 안 된다.
택시 사용을 줄이는 게 첫 시작이다. 이번 달을 돌이켜 보면, 메가박스 아르바이트에 늦어서 택시를 탄 것만 한 5번이 되고, 수민이 만난다고 탄 적, 은현이 만난다고 탄 적, 민준이 만난다고 탄 적, 웅이 만난다고 탄 적 등 너무 많아서 다 세어볼 수 없을 정도이다.
나도 깜짝 놀랐다.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있었는데, 이렇게 꼼꼼히 하나하나 세어 보니 택시만 정말 11월에 10번도 넘게 탔단 말이다. 정말 한 번에 4천 원 씩 사용했다고 생각해도 이것만 아꼈다면 4만 원이나 벌 수 있었는데, 참 아쉽다.
사실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친구 대타로 일하기로 한 모델하우스에 출근하는데, 몸이 너무 피곤해서 아침에 도저히 7시 40분에 일어날 수 없었다. 정말 꾸역꾸역 일어나서 겨우 씻고 정신을 차리면 무려 8시 30분이다 그러면 9시까지 정상 출근을 할 수가 없는데 그러면 어쩔 수 없이 택시를 타고 이동한다. 택시를 타고 15분은 걸리기 때문에 택시비는 6, 7천 원을 내야 한다.
그것을 월요일에 숙취때문에 그렇다 쳐도, 화요일에도 택시를 타고, 수요일에도 택시를 탔다. 돈 벌로 친구 아르바이트 대타를 가는 것인데, 체력이 받쳐주지 못해서 아침마다 택시를 타는 꼴이라니 창피해서 견딜 수가 없다.
운동 부족도 문제고, 절약 정신이 부족한 것도 문제다. 감당할 수 없는 일에, 쪼들리는 금전까지 눈 앞이 막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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