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에 관한 노래가 많다. 제목부터 썸탈거야, 좋니, Signal, 스토커, 사랑하지 않은 것처럼, 남이 될 수 있을까 등 많은 노래 가사들이 사랑을 말한다. 위의 사진은 2017년 봄날 화창한 날씨에 마음을 빼앗겨 찍은 사진이다. 따스한 날씨와 더불어 나에게도 새로운 인연이 찾아오진 않을까 하는 기대도 담겨있다.
하지만 12월이 다 되도록 나에게 그런 인연은 찾아오지 않았고, 그저 십센치의 '봄이 좋냐'가 내 맘을 대변하게 되었다. 젠장. '봄이 그렇게도 좋냐 멍청이들아'
여자에 굶주렸냐고 비난할지 모르겠으나.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그런 게 아니다. 무작정 여자 여자 거리면서 이성을 찾고, 또 원하는 게 아니라 그저 주변 친구들부터 거리에 돌아다니는 커플들의 웃음과 다정다감한 애정표현을 보고 있자니 괜스레 옆구리라 시려 무심코 내뱉는다.
"나도 여자친구 만들고 싶다."라고 말이다.
혼자가 돈도 절약하고, 누군가에게 구속 당하지도 않으며 자기 계발 시간도 많이 가질 수 있다고 하지만 깨가 쏟아지는 커플들 사이를 지나갈 때면 머리에서 외로움과 고독함, 소외감 등이 뭉실뭉실 떠오른다. 솔로로 지낸지 1년이 다되어가는데 이쯤 되면 연애 세포가 다 죽을 법도 한데 어지간히 명줄이 긴 모양이다. 아직도 사라지지 않고 남아있는 것을 보면 말이다. 요즘 특히나 자취방이 춥다.
나도 이래서는 안 되겠다 싶어서 연애를 하고자 했으나, 막상 어디서 어떻게 만나야 할지 알 길이 없다. 그래서 일단 밖으로 나가서 생활을 하다 보면 어딘가에 내 인연이 있을 거란 생각에 학과 생활도 참여해 보고, 봉사 활동도 하고, 아르바이트로 했으나 결과는 비참하다. 물론 그런 목적으로 한 일들이 아니기 때문에 시무룩할 필요는 없다고 위로하지만, 영화처럼 운명적인 만남을 조금이나마 기대했기 때문에 실망감이 컸으리라.
마지막으로 영화관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었을 때, 친구가 말했다. 거기가 커피숍 다음으로 연애하기 좋은 아르바이트장이라고 말이다. 그 말을 듣고 거기서는 부정했으나, 인터넷에 찾아보기도 하니 관련 검색어나 관련 게시물이 많아 놀라기는 했다. 겉으로는 괜히 딴 생각하지 말고 열심히 일을 배우고 돈이나 벌자 했지만 내심 기대도 했다.
'일 마치고 같이 영화를 보거나, 술 한잔 하면서 친해지지 않을까'하고 말이다. 하지만 이건 엄청난 착각에 불과했다. 일을 마치면 새벽인데 그 때 상영하는 영화는 거의 없고, 또한 그걸 보자니 영화를 보고 나오면 새벽 3, 4시이기 때문에 다음날을 생각하면 그럴 수가 없다.
이러니 기대했던 바는 나에게 전혀 일어나지 않았다. 약간의 변명이라도 하자면 내가 지원한 조는 마감 조였고, 마감 조에는 여자가 한 명도 없었다. 오픈이나 미들에는 남자가 거의 없는 반면에 마감 조에는 단 한 명의 여자도 없는 것이다.
"그래, 이건 일이나 열심히 하고 취업 준비나 하라는 신의 계시다"
다른 영화관은 잘 모르겠으나, 내가 일하고 있는 메가박스 마감 조에 여자 크루가 없는 이유는 마감에 중노동의 일도 많았고, 밤늦게 일이 마치다 보니 여자가 근무하기에 좋은 환경은 아니었기 때문에 더욱 그런것도 있겠다.
아무튼, 남자들끼리 영차영차 하면서 일하고, 술이나 먹고 지내던 때 이번 11월 마감 신입 두 명이 퇴사하는 바람에 미들에서 지원을 오게 되었다. 정말이지 평소에 묵묵히 일만 하고 힘들어서 몇 마디 말조차 잘 나누지도 않던 마감에 웃음꽃이 피었다. 화기애애하게 수다도 떨고 힘든 마감일을 하면서도 마감 크루의 얼굴은 밝았다.
물론 나도 칙칙한 사내 남자애들과 일하다가 상큼한 분들과 함께 일하니 좋긴 했지만 이런 경우는 아마 오늘이 처음이자 끝일 것이다. 다음 주에 벌써 근무할 신입 남자 마감 크루가 뽑혔고, 토요일인 오늘을 마지막으로 다신 미들분들과 일할 날은 없겠지. 아쉽다.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영화관 아르바이트 무용담을 보면 항상 빠지지 않고 연애담이 나오는데, 나에게 아마 그런 일은 없을 것이다. 열심히 일이나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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