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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인간

2017. 12. 04 만남을 기약

by blank_in2 2017. 12. 5.


 잘 보이지 않겠지만 사진 속에는 세 마리의 강아지라 들판을 거닐고 있다. 따스한 햇볕을 받으며 옹기종기 한 줄로 걸어가는 강아지에서 평화가 느껴진다. 지금은 추워진 날씨에 풍경이 많이 변화했겠지만 그래도 그때의 온기는 내 마음에 남아있다.


 한 주를 시작하는 월요일. 많은 사람이 학교에 가고, 직장에 출근하고 또 일을 시작할 것이다. 나 또한 일요일 휴무를 즐기고 또다시 한 주를 시작한다. 그간 미뤄왔던 글을 쓰고, 블로그에 일기를 남기며 정들었던 사람들과 만남을 약속한다.


 화요일과 수요일의 근무를 교대하기로 한 크루는 갑작스러운 일로 근무교대를 하지 않기로 했다. 그래서 월요일 오늘 하루 출근을 하고 화요일에 생각지도 않았던 휴무를 하게 되어서 친구와 영화를 보기로 약속했다. 그리고 그동안 그렇게 먹고 싶었던 삼겹살을 먹으러 가자고 했다. 왜 그리 먹고 싶었는 지는 모르겠으나 불판에 노릇하게 구워낸 삼겹살과 짭조름하면서 구수한 된장찌개 그리고 마늘과 고추를 넣어 위를 자극하는 쌈이 그렇게 먹고 싶더라. 

 수요일에 만나서 영화를 보고 맛집인 대패삼겹살 집을 가려고 했으나 일정이 앞당겨져 내일 먹을 수 있게 됐으니 오히려 기분이 좋다. 어서 빨리 맛있을 삼겹살을 먹고 싶다.

 

 금요일에는 메가박스 마감 크루들과 회식을 가지기로 했다. 오픈이나 미들 크루들의 단합에 비하면 마감크루들은 주간에 각자의 사정으로 바쁘기도 하고 마감 업무가 강도가 높아 항상 일을 마치면 서로 헤어지기 바빠 메가박스 업무 장을 제외하고는 따로 만난적이 없다. 그래서 이번에 마감들끼리의 단합을 위해 회식을 잡았다. 개인적으로 같은 동네에 사는 크루와는 자주 술 한잔 기울기도 했으나 다 같이 만나서 술을 마시는 건 이번에 겨우 세 번째다. 내가 메가박스에서 약 4, 5개월을 근무한 것 치고는 아주 적은 횟수이다.

 일주일에 한 번 이상은 같이 영화를 보고 밥을 먹는 오픈이나 미들 크루들에 비교해서 얼마나 만남이 적은지는 확연히 드러난다. 이에 대해서 약간의 변명을 해보자면 일주일에 5일을 메가박스에서 만나 같이 일을 하는데 굳이 또 밖에서 만날 필요가 있겠냐 와, 또 마감은 남자들뿐이라 별달리 만나서 놀 것도 없다.

 그래도 이번에 마감 크루 두 명이 나가게 되고 새로 들어온 사람들도 있으니 한 번 정도는 회식을 가지면 좋을 것 같아 이번 주 금요일에 마감을 끝내고 만나기로 했다.


 끝으로 이번 주 토요일. 예전에 유가네에서 아르바이트했던 동생들을 만나기로 했다. 그 인연이 이렇게까지 오래 이어질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않았는데, 같이 일했던 동생 한재가 사교적이고 정이 많아 약속을 자주 잡고, 모임을 주도해서 이렇게까지 연락하는 사이가 된 것 같다.

 메가박스보다 유가네에서 일했던 아르바이트생들은 연령대가 아주 낮은데 어리게는 고등학생 3학년부터 많아봤자 22살 정도이다. 그래서인지 만나서 대화를 나누다 보면 확실히 차이가 크게 난다. 취업이나 장래에 대해서 고민하는 나와는 달리 이성과의 연애나 학과 생활, 또 남자 동생들 같은 경우에는 군대에 대해서 많이 고민한다. 참 풋풋한 시기다.


 전형적인 집돌이인 나에게 일주일에 삼일이나 약속이 잡혔다는 것은 행사와 같다. 평소 집 밖으로 나가는 것을 싫어하는 나에게 이는 스트레스로 바뀔 수도 있기 때문에 관리를 잘 해주어야 한다. 밤늦게까지 핸드폰을 가지고 놀거나, 또 많은 업무를 쌓아 뒀다가는 나중에 약속과 겹쳐서 크게 폭발할 수도 있으니 시간 배분을 잘 해둬야 할 것이다.


 또 근래 종일 아르바이트와 잦은 술자리, 그리고 매 끼니를 라면 같은 인스턴트 음식으로 먹다 보니 몸이 많이 피로해지고, 운동 부족이 심해져서 피부 트러블까지 일어나 얼굴이 엉망이다. 나이를 먹을수록 관리도 더욱 잘 해주어야 하는데 정말 큰 일이다. 날씨도 추워져서 밤마다 세안해주는 것도 일이라면 일이다. 빨리 씻고 누워야 하는데, 세수하기가 두려워서 밍기적거리며 꾸물대는 꼴이라니 이럴 때면 어서 빨리 봄이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이번 주는 바쁜 주가 되겠지. 힘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