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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11. 29 도저히 안돼 11월의 마지막 목요일을 앞둔 29일 수요일. 나는 아침 9시 모델하우스 회의실에 앉아 열심히 자판을 두드리고 있다. 쌓여 있던 서류 더미는 조금씩 사라짐을 보였고, 어느새 밑바닥을 훤히 드러났다. 컴퓨터 3대를 놓고 묵묵히 키보드를 두드리다 보니 어느새 엑셀의 행 번호가 3만을 넘어선 것이다. 컴퓨터 한 대당 3만을 넘었으니 도합 십만은 된다. 하루에 적어도 천자씩 꾸준히 입력한 보람은 있다. 하지만 그만큼 지루하고 피로하기도 하다. 오늘도 어제와 그저께와 마찬가지로 컴퓨터에 서류 한 뭉텅이를 올려놓고 컴퓨터로 옮기기를 반복하니 정말 죽을 맛이다. 따뜻한 방안에 의자에 편히 앉아 일하는 거라 막노동 같은 일에 비교해서는 아주 편안하고 안락한 일이라 할 수 있겠지만 3일을 연속 아침 9시부터 밤 6시까지.. 2017. 12. 3.
2017. 11. 28 택시 약속 시각이 얼마 남지 않았음에도 여유로운 움직임. 분명 시간은 촉박함에도 나는 여유롭게 담배를 한 대 태운다. 그리고는 외투를 챙겨입고, 밖으로 나가 버스정류장 바로 옆, 집에서 겨우 1분 거리에 있는 택시 정류장을 향해 발걸음을 옮긴다. 이번 달만 하더라도 택시비만 적어도 5만 원 이상 사용한 것 같다. 무슨 금수저 집안도 아니고, 그렇다고 꼭 택시를 타야만 하는 상황도 아니었는데, 지금 돌이켜 보면 돈을 너무 막 쓴 것 같아 후회스럽다. 매번 약속시간에 늦지 않게 30분만 더 일찍 준비했었다면 택시를 굳이 탈 일이 없었을 터인데, 항상 뭉그적거리고 잠이 많아 허둥지둥하다 보니깐 택시를 자주 탔다. 매번 4천 원, 5천 원씩 택시비를 사용하다 보니 지갑에 먼지밖에 더 쌓이겠는가. 돈을 좀 아낄 줄 알.. 2017. 12. 3.
2017. 11. 27 인간은 똑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20살 이후로 술을 마시기 시작했으니 술을 먹게 된 것은 정확히 5년 정도 되겠다. 그리고 그동안 술을 마시고 다시는 술을 마시지 않겠다고 한 다짐만 무려 백번은 되리라 생각한다. 그런데도 나는 오늘 또 다짐한다. 이젠 절대 술을 입에 대지 않으리라고 말이다. 사건의 발단은 이러하다. 최근 돈이 궁핍한 나는 친구에게 단기 아르바이트를 소개해달라고 했고, 지금 야간에 메가박스에서 마감 조로 일하고 있음에도 아침 아르바이트를 구하게 된 것이다. 무려 9시부터 밤 6시까지 일하는 장노동의 알바다. 무슨 일인가 하니 업무가 복잡하진 않고 모델하우스에서 간단한 잡노동을 하는 일이라 크게 어렵진 않다. 하지만 근무시간이 길어 부담이 되는 건 어쩔 수 없다. 6시까지의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이동시간을 제외하고는 집에서.. 2017. 12. 2.
2017. 11. 26 돌아온 훈정이, 금의환향 금의환향, 말뜻을 그대로 읽으면 비단옷을 입고 고향으로 돌아옴을 의미하며 좀더 해석을 해보면 집을 나가 밖에서 성공을 거둔 후 사람들의 환영을 받으며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고 볼 수 있겠다. 지금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공시생들에게 시험의 합격이야말로 금의환향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중, 고등학교 화학 선생님을 준비하고 있는 훈정이는 3학년 때 처음 시험을 쳤었고, 올해 4학년 졸업을 앞두고 또 시험을 치른다. 그 날짜는 바로 어제 11월 25일 토요일이었고, 시험 잘쳤냐는 카톡에 그는 말했다. "수석을 노리고 있다"고 참 패기롭고, 대단하다. 많은 유혹이 있었을 텐데도 꾸준히 그리고 성실하게 공부를 한 것이 내 친구지만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남들이 다하는 흔한 게임이나, 술, 담배조차 하지 않고, .. 2017. 12. 2.
2017. 11. 25 퇴직, 재계약 실패 11월 1일 메가박스 마감 크루로 신입 3명이 들어왔다. 기존에 근무하던 크루 한 명이 군입대를 문제로 퇴사하고, 또 한 명은 학과 생활이 바빠져 퇴사한 것이다. 그래서 마감조 인원이 3명밖에 남지 않아서 인력 보충이 절실히 필요했다. 그래서 들어온 신입과 기존 크루들을 다 합쳐 마감 조는 총 6명이 되었고, 이젠 과할 정도로 많아졌다. 원래 주 5일을 기본으로 했었는데, 신입 크루가 3명이나 들어오고 나서는 주 3일 일한적이 있을 정도니 말이다. 먼저 메가박스에 입사하게 되면 한 달 계약을 한다. 지점마다 다른지는 잘 모르겠으나 이는 아르바이트생 입장에서나 고용주 입장에서나 당연한 처사라 생각한다. 고용주 입장에서는 피고용인이 업무를 처리하는 데 있어서 능력이 충분한지, 그리고 앞으로 계속 계약을 할지.. 2017. 12. 1.
2017. 11. 24 근무 교대 신청 이번 주는 메가박스에서 4일 일하기로 되어있다. 요일은 수요일, 목요일, 토요일, 일요일이다. 이는 내가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아르바이트생을 관리하는 매니저님이 근무 일정표를 만들어 공고하는 형식이다. 보통은 주 4일에서 5일을 출근하게 되어있다. 그런데 저번 주에는 마감조 아르바이트생이 넘쳐나 주 3일 일하기도 했다. 그렇게 한번 짜인 스케줄은 크루들 마음대로 바꿀 수는 없다. 아마 이는 메가박스만 아니라 다른 아르바이트장에서도 그럴 것이다. 그런데 메가박스의 경우에는 "매니저님 저 약속이 있어서 이날 출근할 수 없어요."라 말하는 거로는 부족하다. 일단 자신의 근무 날에 대신 출근할 사람을 미리 구해야 한다. 정 능력이 부족한 경우에는 어쩔 수 없지만 대체로 자신과 친한 사람에게 부탁해서 출근 날짜를.. 2017. 11.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