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174 단편 소설 - 아르바이트 (3) 내가 일하기로 한 '하회탈 안동찜닭' 음식점은 사람이 꽤 많이 오가는 번화가에 위치해 있었고, 당시 인터넷에서 맛집으로도 유명한 곳이어서 식사시간에 맞춰 찾아오는 손님이 엄청났다. 그래서 나는 자동으로 조금도 쉴 새 없이 일했다. 저녁 5시부터 밤 9시까지 주방에서 주방장님을 도와 음식을 만들고 손님들이 먹고 남은 그릇을 설거지했다. 정말로 화장실을 가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주방 밖에 나갈 틈조차 없이 쏟아지는 손님들의 주문을 받고 치우고를 반복했다. 고무장화에 앞치마 그리고 고무장갑을 끼고서는 땀을 뻘뻘 흘리며 일을 하다 보면 주방에선 보이지 않지만 해가 완전히 져버리고 네온사인 하나둘씩 켜지면서 일이 끝난다. 아직도 기억나는 것 중 하나가 주방 업무 중에서 가장 마지막으로 하는 일이 하나 있었는데 그건.. 2017. 12. 16. 단편 소설 - 아르바이트 (2) 처음 부모님께 아르바이트하겠다고 했을 때 부모님은 별로 크게 터치하지 않았다. 그저 조심하라는 말과 맡은 일은 책임지고 잘 해야 한다고 말한 정도이다. 나는 행여나 아르바이트를 하지 말라고 반대하면 어쩌나 했는데 괜한 걱정이었다. 나는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방학 동안에 고생도 해 보고, 돈도 벌어서 저축도 하겠습니다.” 부모님은 나에게 잘 생각했다면서 칭찬해 주셨다. 내가 생각해도 나중에 자식들이 부모님에게 의존하지 않고 일을 하겠다고 하면 자랑스러울 것 같다. 물론 그 목적이 무엇인가에 따라서 조금 달라지겠지만 말이다. 그런데 내가 아르바이트를 너무 쉽게 생각하고 있었던 것은 맞다. 지금은 한참이나 지나 이때를 회상하고 있기에 더욱 그때의 잘못들이 확연히 드러난다. 친구들과 술 약속이나 PC방에서 게.. 2017. 12. 16. 단편 소설 - 아르바이트 (1) 고등학교 3학년 수능을 치고 나서 겨울방학 때의 이야기이다. 12월 말, 나는 수능 성적표를 기준으로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에 원서를 넣었다. 그리고 이제 고등학생의 신분에서 벗어나려 발버둥 치는 중이다. 정확한 나의 심정을 알 수 없다. 아직 학생으로 남고 싶은 마음이 반, 또 스무 살 대학생의 로망에 빨리 시간이 지나갔으면 하는 마음 반으로 나뉘어 있었다. 현실적으로 학생인채 남을 수는 없다. 그건 불가능하니까. 그렇다고 학교에 가는 것도 큰 의미가 없다. 수능 날 이후부터는 학교에 가더라도 오전수업만 하고 일찍 마쳐서 무엇을 하든 시간이 많이 남았다. 처음에는 엄청난 해방감에 날아갈 것만 같았지만, 날마다 학교 자습실에서 공부만 하던 학생에게 갑자기 많은 시간이 줘봤자 뭘 할지 갈피를 잡겠는가. 친구.. 2017. 12. 16. 2017. 12. 13 변화, 미용실 한 달에 한 번은 꼭 가는 곳이 있다. 그곳은 바로 미용실이다. 예전에는 미용에 관한 관심이 별로 없었다. 그저 학교에서 말하는 두발 규정에 맞게만 잘라야 했기 때문에 자신의 개성이니 스타일이니 할 것도 없이 규정에 맞게 잘랐는지가 중요하다. 조금이라도 규정에 맞지 않으면 미용실을 재방문 해야 한다. 두발 검사를 하는 시가가 따로 정해져 있지 않고, 매일 교문에서 검사했기 때문에 운 좋게 며칠을 피해 다닐 수 있을진 몰라도 어차피 며칠 못가 학교 교문에서 걸려 벌을 받게 된다. 정말로 운 좋게 매번 교문을 통과했다 하더라도 아침 조회시간에 걸리기 일쑤였다. 그러니 학생때 나에게 미용실을 가는 건 아주 귀찮은 일이다. 왜들 그리 가만히 두지 못하는지 머리카락이 길면 어련히 알아서 자르지 않을까라고 조금 시.. 2017. 12. 16. 2017. 12. 12 여권 수령 여권 발급을 신청한 지 무려 일주일이 지나 수령 날이 다가왔다. 12월도 벌써 중순에 들어선 것이다. 이제 2017년도 얼마 남지 않았음을 느낀다. 몇 주만 지나면 이젠 2018년인 것이다. 한 살을 더 먹는 건 그리 반가운 일은 아니다. 물론 끔찍했던 군대 시절에는 그저 시간이 빨리 흐리기만을 바랬지만, 지금은 차가운 사회가 나를 반기기 때문이다. 언제까지나 학생일 것만 같았던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12년을 보냈다. 장장 12년이다. 아침 일찍 일어나 학교에 가고,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하교를 한다. 그리고 부족한 공부를 하기 위해 독서실을 가거나 학원에서 보충 수업을 하고, 아니면 인터넷 강의를 보면서 공부하기도 했다. 이런 세월을 10년 넘게 지내다 보니 나는 언제까지나 학생일 것만 같았다... 2017. 12. 16. 2017. 12. 11 글쓰기 성찰 글을 쓰기로 마음먹은 지 반년이 넘었다. 정확히 4월부터 글을 한번 써보자고 다짐했으니 8개월이 지난 셈이다. 그동안 짧게 단편 소설로 '사이코패스의 로맨스'를 썼고, 습작으로 남겨둔 글들도 조금 있다. 매일 이렇게 일기를 남기는 것도 누가 "하루에 적어도 4,500자 이상을 써라"라는 글을 보고 최대한 이행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하지만 막상 글을 쓰다 보면 의문이 생기게 된다. “이렇게 써도 되겠지?” “내가 지금 잘 쓰고 있는 건가?” 글을 써서 돈을 버는 작가에 대한 불안감과 나를 믿지 못해서 일어나는 불신과 우울 등 정말 글을 쓰면서 제일 많이 느꼈던 감정인 것 같다. 과연 내가 성공할 수 있을까. 돈을 벌 수 있을까. 잘하고 있는 걸까. 누군가 글을 쓰는 것에 대해서 말하기를 “글은 자기가 겪.. 2017. 12. 15. 이전 1 ··· 13 14 15 16 17 18 19 ··· 29 다음